보리에서 나오고 있는 겨레고전문학선집은 가격은 비싸지만 정말 읽을만하다.
벌써 12번째 책인 김려의 시와 글을 모은 '글짓기 조심하소'가 나왔다.
김려는 정조의 문체반정에 크게 연류된 사람인데, 그렇게 유명한 편은 아니다.
사실 문체반정때문에 마땅히 벼슬을 할 수 없었던 탓도 있지만....
북관민의 삶과 변방의 이색적인 풍토를 묘사한 '사유악부'나
남해 지역 어류의 생태와 인정을 노래한 '우해이어보'등이 수록되어 있다. 
김려의 작품이 나왔으니 그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이옥의 작품선집도 나왔으면 한다.
물론, 이옥전집이 나와있긴 하지만...^^;


<공중그네>, <인더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
예전에 일본문학 카페에서 조만간에 그의 작품이 나올꺼라는 얘길 봤는데,
이 책이 그 책인지는 잘 모르겠다. 
블랙 코미디라고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물씬.
대인공포증을 가진 프리랜서 작가, 에로배우로 활동하는 주부, 
노!라고 말하지 못하는 가라오케 점원 등의 독특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실패만 연속되는 이들의 삶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조선시대에 법의학과 관련된 서적인 <흠흠신서>를 지은 것이
바로 정약용이다.
때문에 혹자는 정약용이 과학수사의 원조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뭐.
어쨌거나 그런 그의 이미지에 맞게 그가 직접 사건을 조사하는 이야기이다.
다산의 맏아들 정학연이 살인사건에 휘말리자 정약용이 진범을 밝혀내는 이야기.
잘만 지어졌다면 읽을만한 역사추리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김탁환이 지은 역사추리소설처럼. 물론, 나야 그건 추리소설이 아니라 역사소설아냐?라고 생각하지만)


<길에서 만나다>의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전작에서는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갔다라면 이번 책에서는 주제별로 글을 모았다고. 
1999년 이후의 그가 쓴 글과 함께 직접 찍은 사진도 포함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된다.
블로그에서 사진을 몇 장 본 적이 있었는데 제법 잘 찍는다고 생각했었으니...
30대에 직장을 관두고 인생의 의미를 찾아 십수년간 세계 각지를 떠돌았던 저자.
그는 과연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체게바라는 젊은 시절 친구와 함께 낡은 오토바이로 남미를 여행했다.
여기에 우리의 젊은 청년은 자전거를 타고 쿠바로 떠난다.
쿠바는 우리에게 낯선 나라이고, 때문에 그에 대한 정보도 그리 많지 않다.
기껏해야 체게바라와 관련해서 알려졌을 뿐.
(물론 아바나의 사진을 몇 장 본 적은 있다만.)
직접 쿠바로 뛰어들어 느낀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책의 제목처럼 쿠바는 '원더랜드'일까?
그러고보니 만화가 이우일도 조만간에 쿠바 여행기를 책으로 낼 듯 싶던데,
언제쯤 읽을 수 있으려나. (뭐 이미 그의 홈페이지에서 다 읽긴 했다만)


언제부턴가 문학적 허구와 역사적 사실이 섞인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했다.
세계적으로 다빈치 코드의 열풍이 휩쓸고 간 덕분인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도 역사소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런 경향은 문학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돋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을 통해 영화 속에 어떻게, 왜 역사가 스며들어갔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듯 하다.



흔히 외국서적을 읽을 때 우리는 번역가의 힘을 빌린다.
하지만 그들에 대해 알 수 있는 사실은 그저 이름과 출신학교, 그리고 몇 권의 서적명.
역자 후기로 그들의 감상을 비추곤 하지만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알기엔
턱없이 부족한 정보인 것 같다.
번역도 하나의 문학이라고 생각하고,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어느 정도 개인적인 생각이 스며들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번역가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줄듯.
일본문학을 번역하고 있는 김춘미, 권남희를 비롯해 중남미 문학을 소개하고 있는 송병선 등.
여러 번역가들이 이 책에 모여있다.
번역가 개인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번역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도움이 될 듯.
(나도 한 때 스페인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싶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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