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링 - 범죄심리와 과학수사
브라이언 이니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저자의 전작인 <모든 살인은 증거를 남긴다>를 재미있게 봤기에 이 책 <프로파일링>도 덥썩 손에 집었다.이전의 책처럼 이 책도 양장본에 올칼라본으로 제법 묵직한 느낌을 주고, 책장에 꽂아놓으면 내심 뿌듯한 마음도 든다. 하지만, 전작에서는 나름의 만족을 느꼈다면, 이번 책에서는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이 책에서 주로 말하고 있는 것은 범죄자들의 심리다.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인가에서부터 시작하여 사건의 현장이나 범인의 필체를 통해서 범죄자들은 어떤 심리상태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파악하고 나아가 범인의 유형을 파악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거기서 더 나아가 그렇게 범인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료의 구축을 각 국가들이 어떻게 구축해갔는가에 대한 내용도 이 책에는 함께 실려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분야에서 공이 큰 사람들이 어떻게 범인의 심리를 파악했는가와 같은 내용들로 채워져있다. 물론, 범인을 심리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그를 체포하는데 도움을 준다. 스카페타 시리즈에서도 벤슨은 프로파일링을 통해 범인이 어떤 사람일 것이라는 것을 추측해내고, 그보다 훨씬 전에는 셜록홈즈는 사람의 외형을 판단하여 그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도 했다. 이런 것들은 그저 육감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명백한 근거를 바탕으로 추론한 것이고, 때문에 그런 것들을 통해 용의자의 범위를 줄여갈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책에서 보여주는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다.

  내용적인 면에서 볼 때, 몇 군데에서 번역상의 문제를 발견했었고, (번역이 문맥에 맞지 않았다. 특히 조사의 사용이 굉장히 껄끄러운 부분이 몇 군데나 있었다.) 다소 지루한 느낌도 들곤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찝찝했던 것은 과연 이 책을 이렇게 양장본에 칼라판으로 뽑아낼 필요가 있었는가하는 것이었다. 앞선 <모든 살인은 증거를 남긴다>에서는 칼라화보는 책의 이해에 있어서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어떤 물리적인 증거를 다루기보다는 범죄자 개개인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주로 실린 사진들도 범죄자들의 얼굴 사진들, 혹은 피해자들의 사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사진들을 칼라로 보나 흑백으로 보나 크게 독자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앞선 책인 <모든 살인은 증거를 남긴다>와 판형을 맞추려는 것처럼 보여서 씁쓸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범죄심리나 행동과학에 대한 어떤 일면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은 점들도 있었지만, 아쉬움이 더 많이 남았던 책이었다.


덧) 아래의 구절이 이 책의 거의 대부분의 내용에 대한 요약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어떤 경우보다 바로 이 경우에, 행동과학과 셜록홈즈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는 분명해진다. 범인의 행동을 심리적으로 분석하고 비교하는 것은 행동 양식을 비교하는 것이지 하나의 단서에서 어떤 사실을 추론하는 것이 아니다. 심리 분석을 통해 범인을 추정한다는 것은,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여러 특징들의 전체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p.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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