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키튼 3 - 알렉셰이예프의 메시지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마스터 키튼 세번째 권에서는 유독 소년과 어른 사이, 즉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살고 있는 키튼의 모습을 많이 엿볼 수 있었다. 키튼은 스페인의 바레알라스 군도 포르멘테라 섬에 가서는 매일 산책을 하며 지낸다. 그는 그 곳에서 마치 어린아이처럼 그네를 타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뿐 아니라  딸인 유리꼬가 영국 왕실 요리사 출신 아이스크림집이 있다고 하니 맛보고 오라는 편지를 보곤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달리고, 심지어 자전거까지 타고 가는 순수함(?)을 보인다. (그 아이스크림 가게는 움직이는 아이스크림가게여서 눈에 띌 때 먹는 수밖에 없었다.) 그의 순수한 소년같은 모습을 보고 사회적 지위나 의무에 얽매였던 사람들은 그런 짐을 잠시 내려놓게 된다. 그의 소년같은 모습이 그들에게 자신의 어린시절을 생각하게 해줬던 것일지도.

  이번 책에서 특히나 눈길을 끌었던 것은 "고고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딸 유리꼬의 질문에 "고고학은 다락방 같은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로는 "어린 시절 함정과 비밀 방이 있는 집들의 설계도를 그리는 게 좋았는데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다락방이었다. 거기서 지내는 생활을 상상하면 마치 내가 거기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라고 한다. 즉 그는 일본에서 유리코 곁에 있고 싶고, 보험 조사원도 좋지만 계속 하고 싶은 것은 고고학이라는 것. 어찌보면 앞서 말한 소년같은 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현실에 어느 정도 타협하지만 자신이 가진 꿈은 간직하고 있는 사람인 것이다. 꿈을 가지고 있기에 그는 살아갈 힘을 얻는 것 같기도 하고.(물론, 그는 삶은 너무 고달프다.라는 스타일의 사람은 아니고, 자신이 맡은 일을 즐기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흥미롭게도 이번 책에서는 키튼의 아버지가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는데, 그 나름의 맛이 있어서 재미있었다. 물론, 그보다는 피래미, 아마츄어, 무능력한 조사원 등으로 불렀던 사람들이 그의 진가를 알아보는 모습을 보는게 더 재미있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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