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가 큰사람을 만든다! 큰사람, 큰사회를 만드는 선비의 바른소리!
유교적 휴머니즘과 실학을 결합한 이덕무 사상의 정수가 사람답게 살기 위한 현대적 생활지침으로 부활한다!
어지러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조상들의 귀한 가르침을 되새겨주는 21세기 修身書!


타임머신을 타고 온 선비가 들려주는 ‘사람이 지켜야 할 모든 것’

실학자 이덕무(李德懋)는 연암 박지원에 버금가는 대문장가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박지원의 명성에 가려 있던 이덕무의 문학과 사상에 관한 재평가가 요즈음 여러 학자들에 의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는 당시 도덕과 예절이 무너져 사회 전체가 피폐해져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한 나머지, 작은 예절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사소절(士小節)』을 집필했다. ‘사소절’은 선비의 작은 예절이란 뜻이지만, 당시 ‘선비’란 이상적인 인간의 전형이었던 만큼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할 예절’이라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이덕무는 『사소절』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도리’를 지켜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유교적 휴머니즘이라는 철학에 입각,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규범들을 자세하게 규정했다. 그래서 『사소절』은 단순히 예절을 나열한 책도 아니고, 사상을 장황하게 설명한 책도 아닌, 문자 그대로 몸과 마음을 바로잡기 위한 실용적인 수신서가 되었다.

작가 조성기는 이덕무가 그 시대에 고민하며 세우고자 했던 작은 예절들의 성격을 살펴보고 그 뜻을 우리 시대에 적용해보고자 『사소절』을 새롭게 풀어쓴 『양반가문의 쓴소리』를 집필하게 되었다. 그는 이 책이 우리 사회에서 ‘작은 예절 운동’의 시발점이 되어 어지러운 이 시대를 바로잡는 작은 불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하고 있다. 그의 작업을 거쳐 이덕무의 『사소절』은 이 시대 사람들의 생활을 몸가짐, 인간관계, 생각과 태도 등 모든 면에서 올바르게 이끌어 줄 현대의 수신서로 다시 부활했다.


생활 속 작은 예절들을 통해 되살아나는 선비들의 흥미진진한 생활풍속

우리는 이 책에 제시된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때로는 자상하고 때로는 근엄했던 선비의 참모습과 만나게 된다. 그 시대의 이상을 가장 충실하게 반영하는 존재였던 ‘선비’. 그들은 현대의 우리들과 똑같이 고상함과 비속함, 빈한한 현실과 높은 이상, 체면과 실리 사이에서 고뇌했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덕무는 잔소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시시콜콜하게 느껴지는 부분까지 지적한다. 예를 들어 남의 집에서는 요강을 사용하지 말라거나(268쪽), 남 앞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나 벼룩을 잡지 말고 손으로 때를 밀지 말라(284쪽)고 충고하는 부분에서 위생상태가 좋지 않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갖추지 못했던 시절에도 선비의 품위를 잃지 말기를 바랐던 그의 뜻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스스로도 과하다 느꼈던지, 잔소리가 아니라 다만 사람이 추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부득이 그런 말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남자는 옷과 관을 바르게 하고, 바라보는 태도를 존엄하게 하기 위한 두 가지 경우에만 거울을 본다고 한 부분(238쪽)에서는 당시 남자가 거울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덕무는 또한 거울을 보면서 사람들을 기쁘게 할 만한 표정을 연습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구역질이 난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가 아름다운 표정을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삼는 현대인들을 보면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

남녀관계를 정리할 때는 단호하게 하라(261쪽), 과거시험(대학입시 또는 고시) 보는 사람을 들뜨게 하거나 겁주지 말라(156쪽), 관직을 받은 사람을 축하할 때(입사나 승진을 축하할 때) 월급을 물어보지 말라(170쪽) 등에서는 사람 사는 모습이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신랑을 거꾸로 매달지 말라(265쪽), 술을 마실 때는 이전의 실수를 기억하고 과하게 마시지 말며, 단번에 마시거나 남에게 강권하지 말라(209쪽)는 부분에서는 그러한 풍속이 전통이라기보다는 예전부터 경계했던 악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말을 타고 가다가 농부들이 새참 먹는 곳을 지나칠 때는 말에서 내려라(319쪽), 친척의 부인을 대할 때에도 정중한 예로 대하라(317쪽)는 부분에서는 사회의 지배층으로 군림하던 ‘선비’가 아닌 인간으로서 성숙을 추구했던 ‘선비’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자가용을 운전할 때, 길에서 걷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흙먼지를 일으키거나 비오는 날 속도를 올리며 물을 튀기는 현대인이라면, 마땅히 선비의 ‘하마(下馬)의 예(禮)’(말에서 내리는 예절)를 배워야 할 것이다.


“작은 행실을 조심하지 않으면 큰 덕을 허물게 된다”

이덕무는 자신이 『사소절』을 집필하게 된 동기를 책머리에 밝히면서 『서경(書經)』에 나오는 한 구절을 인용하고 있다.

불긍세행, 종루대덕 不矜細行, 終累大德 (작은 행실을 조심하지 않으면 결국 큰 덕을 허물게 될 것이다)

◇ 말을 할 때는 몸을 흔들지 말고, 물건을 만지작거리지 말라(230쪽)
이덕무는 ‘말을 할 때 해서는 안 되는 동작들’을 상세하게 규정해 놓았다. 말할 때 무의식 중에 산만한 동작을 일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이 얼마나 현대에도 유용한 지침인지 알 수 있다.

◇ 음식이 차려지면 지체하지 말라(199쪽)
아마도 가정주부가 가족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이다. 사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예절 하나에도 음식을 차린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함께 식사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음식과 관련, 너무 커서 한입에 다 안 들어가는 김치는 베어먹은 후 원래 접시에 놓지 말라(217쪽)는 부분에서도 섬세하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 아는 이야기라도 상대방이 신나게 이야기하면 끝까지 들어준다(148쪽)
이덕무는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장황하게 말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지침을 제시하는 한편, 경청하는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다소 사려 깊지 않더라도 이해하며 포용하라고 충고한다.

◇ 절대로 대답해서는 안 되는 말들(140P)
이덕무는 음란하거나 남을 비난하는 말 등에는 대답하지 말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대화를 단절하는 게 아니라 분위기를 깨지 않게 슬그머니 물러나거나 못 들은 척하라고 권하고 있어, 어디까지나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잃지 말라는 입장을 보여준다.

◇ 강한 자와 약한 자의 약점(75쪽)
이덕무는 강한 자는 스스로 거룩한 체하다가 넘어지고 약한 자는 스스로 포기하기를 잘한다고 지적하며 독선과 나약함을 동시에 경계한다.

◇ 여름에 질병 때문에 긴소매 옷을 입은 사람 앞에서 더위를 불평하지 말라(172쪽)
겨울에 얇은 옷을 입은 사람 앞에서 춥다고 하지 말며, 굶는 사람 옆에서 음식을 불평하지 말 것 등, 어려운 이웃이 옆에 있을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 관대함과 게으름, 강직함과 과격함, 좀스러움과 치밀함, 줏대 없이 뒤섞이는 것과 화합하는 것을 구별하라(27쪽)
이덕무는 사람의 성품에서 혼동하기 쉬운 6가지를 지적하며 이를 잘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여기서 인간에 대한 그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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