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러브 액츄얼리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붙었던 영화. 나름대로 끌리는 면도 많았고(내가 좋아하는 황배우가 나오지 않는가!)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 봐야지 봐야지하다가 그만 놓쳐버린 영화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다소 산만하다고도 할 수 있다. 워낙 여러 커플들이 나오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각각 진행되다보니 그 문제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랄까. 하지만 그걸 너무 산만하지 않게 잘 이끌어나간 점은 참 괜찮았다.

  흔히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람이 변한다는 말들을 한다. 노래 가사에도 숱하게 나오는 것이 '사랑을 하니 내가 달라졌어요~'라는 것이고 주위를 둘러봐도 그런 사람들이 눈에 띄는 걸 보면 꼭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이 영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도 사랑을 시작하게 되면서 조금씩 예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좀 더 긍정적인 인간이 되어갔다. 전형적인 마초 형사의 숨겨진 어눌함이 드러났고, 깐깐할 것 같았던 정신과 의사도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다. 불치병에 걸린 아이에게 마음이 움직인 남자는 놓았던 공을 다시 잡게 되고, 차갑고 계산적인 남자는 그동안 숨겨왔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렇게 사랑의 힘으로 한 사람이 변해가는 모습뿐만 아니라, 가난하지만 서로를 너무도 사랑하는 부부의 이야기를 등장시켜 '그래도 이 힘든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건 사랑'이라는 메세지도 전하고 있다.

   적당히 네 커플 정도의 이야기만 중심적으로 얘기했으면 산만하지 않고 좀 더 집중력있었을 것 같긴 한데. 그 점이 조금 아쉽다. 그들의 다음 일주일. 그리고 그 다음 일주일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아름다운 날들도 잠시. 사랑에 아파할 날들도 다가오겠지. 하지만, 행복한 그 순간의 기억으로 그들은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우리네 인생이 그런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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