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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조각상의 그림자 - 하 - 로마의 명탐정 팔코 2 ㅣ 밀리언셀러 클럽 24
린지 데이비스 지음, 정회성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만난 팔코 시리즈의 두번째는 1권 <실버 피그>와 연결되어 있었다.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에 대한 반역을 꿈꾼 일당을 제거하기 위해 팔코는 밀사로 나서게 된다. 로마를 떠나 밀사로 파견되어 겸사겸사 가족여행을 나선 팔코. 그는 기분나쁜 녹색 망토 사나이의 위협을 받기도 하고, 갖가지 사건들을 겪고, 그 와중에 헬레나와의 밀고 당기는 연애도 계속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팔코라는 캐릭터다. 능청스럽기도 하고, 좀 가벼워보이기도 하지만, 나름의 예리함을 가진 그는 제법 괜찮은 주인공으로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휘한다. 툭툭 던져지는 그의 익살스러운 말들이나 그의 연인 헬레나와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순애보적이라기보다는 친구나 파트너같은 느낌이랄까)과 그들의 애정싸움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지난 번 <실버 피그>에서는 로마와 브리타니아를 오가며 칙칙한 날씨에 고생을 했던 팔코. 이번에는 조용한 네아폴리스 만으로 휴가를 떠나 쉬지도 못하고 배관 설비 판매업자로 위장을 해서 죽어라 일도 하고 죽어라 염탐하고, 죽어라 범인을 잡느라 고생한다. <로마인 이야기>처럼 대개 로마의 정치체계에 대한 책을 읽다가 이렇게 민중적인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책을 보니 더 반가운 것 같다. 앞으로 헬레나와 팔코의 관계가 어떻게 이어질 지 기대가 된다. 더불어 팔코의 활약상도.
여담이지만, 이번 책에서는 무엇보다 아쉬웠던 점이 하나 있었는데, 당췌 읽다보니 누가 누구인지 헷갈렸다는거다. 낯선 이름들 앞에서 어버버버하면서 페이지를 들춰가며 애써 방향을 잡아가면서 읽었더니 재미있는 책이었음에도 진도가 좀 느려졌다. 간단하게나마 등장인물들의 소개를 해줬더라면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