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의 내전기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지음, 김한영 옮김 / 사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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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리아 전쟁기>로 만나본 카이사르의 매력과 드라마 Rome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내전기>까지 손에 들게 되었다. 갈리아 전쟁이 무려 8년간 지속된 전쟁이었다면 뒤이어 벌어진 내전은 약 5년간 지속된다. 그 중 책에서는 그 가운데서 가장 핵심적인 1년 여간의 이야기가 보여진다. (잔당을 제거하는 데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갈리아 전쟁기>는 한해마다 챕터가 나눠져 상대적으로 나눠서 읽을 수 있었다면, <내전기>의 경우에는 크게 내전의 시작, 승리와 패배,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의 대격돌로 나뉘어져 중간에 끊어서 읽기가 상당히 애매했다. 자칫하면 전쟁이 흐름을 놓쳐버릴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책의 분량은 <갈리아 전쟁기>보다는 좀 더 적은 편이다. 또, 갈리아 전쟁기에서는 낯선 부족들의 이름에 당황을 했다면, 이번에는 낯선 부족보다는 지명 때문에 나름의 곤란을 겪었다. 내전은 단순히 이탈리아 내에서 벌어진 것이 아니라 폼페이우스가 자신의 세력의 기반이 있는 그리스쪽으로 건너가버렸기 때문이다. 군사적으로 봤을 때나 자금력으로 봤을 때 전쟁은 전적으로 폼페이우스에게 유리했다. 하지만, 폼페이우스의 병사들은 오랜 기간 전쟁을 겪지 않았지만, 카이사르의 병사들은 갓 갈리아 전쟁을 수행했던지라 숙련도가 더 높았다. 결국은, 승부처는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의 역량의 차이였던 것이다. 갈리아 전쟁에서는 거의 승리로 일관했다면, 이번 내전에서는 카이사르도 패배를 한다. 그 때문에 책을 읽는 독자는 더욱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같은 민족간에 벌어지는 전투는 더 비참하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카이사르는 명예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다투는 모습은 그리 호감이 가지 않는다. 그 때문인지 개인적으로는 이민족을 상대로 벌이는 <갈리아 전쟁기>가 좀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내전기>도 그 나름의 재미는 있지만, 단순한 전투의 나열에만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머리 속에 전투장면을 그리면서 보는 일은 왠지 책을 읽으면서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내가 전투를 한 것도 아니면서...

  루비콘 강을 건너며 "이 강을 건너면 인간 세상이 비참해지고, 건너지 않으면 내가 비참해진다. 나아가자, 신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주사위는 던져졌다."라고 한 카이사르. 그는 내전에서는 승리했지만, 결국 암살당함으로 비참해진 것이 아닐까? 그것도 신들의 뜻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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