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쓰는 작가, 미하엘 엔데의 어른을 위한 동화 판타지를 통해서 기술과 돈과 시간의 노예가 된 현대인을 고발한 철학자, 미하엘 엔데. 그가 어른을 위해 쓴 동화 가 출간되었다. 그의 작품 와 는 이미 세계 40개국의 2,000만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고 아직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렇듯 미하엘 엔데가 독자들로부터 끊임없는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역시, 그가 신비롭고 환상적인 상상의 세계라는 매력적인 요소로 독자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상상의 세계의 저변에 깔린 깊이 있는 통찰은 그가 철학자라는 사실을 충분히 증명해주고 있다.

이책은 이러한 엔데의 특성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작품으로서 그가 쓴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40개의 짤막한 동화로 이루어진 이 책 안에는 인생의 모든 것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첫 번째 단락인 「옐로」에는 꿈과 환상, 두 번째 단락 「레드」에는 사랑에 관한 동화가 담겨 있다. 그리고 세 번째 단락인 「블루」에는 외로움과 고독, 마지막 단락 「블랙」에는 죽음과 증오에 관한 동화가 담겨 있다. 특히 첫 번째 단락과 마지막 단락에서는 엔데 작품의 특징인 판타지의 세계 그리고 인간과 생태계의 파괴를 초래하는 현대 문명사회에 대한 비판이 잘 드러나 있다. 독자들은 기적과 신비와 따뜻함으로 가득 찬 환상의 세계 속에서 인생에 대한 여러 단상들을 곱씹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환상과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미하엘 엔데 “우리가 사는 곳과는 전혀 다른 세상인 어느 별나라에는 호수가 하나 있다. 그리고 그 호수 안에는 누군가가 울면서 흘려야 했지만 흘리지 않은 온갖 눈물들이 고여 있다. 또 그 별나라에는 계곡이 하나 있다. 그리고 그 계곡에는 누군가가 웃어야 했지만 웃지 않은 웃음들이 떠다니고 있다. 또 그 별나라에는 집이 하나 있다. 그곳에는 우리가 생각해야 했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어린아이 같은 생각들이 머물고 있다. 게다가 그 집 정원에는 우리가 서로 주어야 했지만 미처 주지 못한 꽃들도 여기저기 피어 있다.” -본문 20쪽 「별나라에 고인 눈물」 중에서

‘어린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작가, 미하엘 엔데는 메마른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환상의 세계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눈물을 흘리지도 마음껏 웃지도 못하는 어른들. 그들의 머리는 이미 상상의 세계를 잊어버렸고 가슴은 메말라 있다. 엔데는 이러한 어른들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그들이 잃어버린 눈물과 웃음과 따뜻한 마음이 어느 별나라에 그대로 쌓여 있을 거라고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이렇듯 그의 동화 안에는 유독 ‘마법사’, ‘카드놀이’, ‘꿈’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면서 그만의 독특한 판타지의 세계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 세계 안에는 사람들이 잃어버렸던 꿈, 잃어버렸던 미소, 잃어버렸던 따뜻한 심장이 살아서 숨 쉬고 있다. 상상’이라는 샘에서 솟아오르는 사랑과 낭만

미하엘 엔데는 「조나단 길프 씨의 허무한 인생」이라는 동화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조나단 길프 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는 아무것도 결정 내리지 못하는 매우 우유부단한 사람으로서 물질문명 사회에서는 무능력자라고 낙인찍힐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죽고 나서 심판받는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신이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참으로 딱하구나, 나의 아들아. 도대체 넌 스스로 결정해서 한 일이 없으니 용서고 뭐고 할 게 없구나. 너 좋을 대로 결정하거라” 결국 그는 천사들과 함께 후광을 쓰고 하늘을 누비는 고귀한 존재가 된다.

「내일 나라에서 온 왕자」라는 동화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는 현실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못난’ 주인공들을 따뜻하고 애정 어린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샘솟는 상상력을 발동시킨다. 뿐만 아니라 그는 무척이나 낭만적인 내용의 동화를 썼다.

「잃어버린 미소」나 「아름다운 사람」에서는 사랑을나누는 연인의 낭만적인 모습들이 잔잔하고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철학자의 지혜’를 통해 바라보는 우리 시대의 모습 “멀리 들판 위를 달려가고 있는 한 무리의 맹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앞선 사람의 뒤를 따르며 일렬종대를 이루어 일사불란하게 발걸음을 재촉했다. 발도 거의 헛디디지 않았다. 선두를 이끄는 맹인은 영리한 사람이었고 모든 맹인들의 신뢰를 받았다. 맹인들은 그를 따라 눈보라를 뚫고 비바람을 맞으며 깊은 협곡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곳에 이르자 그들은 모두 사라졌고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항상 끊임없이 연구한다. 그리고 우리를 빛으로 이끌어준다. 그러나 웬일인지 세상은 점점 더 메말라가고 있다.” -본문 114쪽 「맹인이 맹인을 인도한 이야기」 중에서

또한 그만의 독특한 판타지는 허무맹랑한 공상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다는 점에서 뿌리 깊은 힘이 느껴진다. 그는 현대인들을 모두 맹인이라고 비유한다. 그리고 현실의 똑똑한 사람들 즉 정치가나 학자, 과학자들을 단지 ‘맹인을 이끄는 맹인’이라고 지적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그 맹인들이 이루어놓은 눈부신 과학에 의지하여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오히려 낭떠러지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문명사회에 대한 비판을 가하는가 하면 「어느 독일 장교의 영웅적 죽음」이나 「새로운 세계」에서는 무자비한 권력에 의해 희생당하는 처절한 개인사를 가슴 아프게 담아내기도 한다. 이런 동화들은 실제로 미하엘 엔데가 2차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목격했던 많은 사건들에 크게 영향을 받은 듯하다. 그는 아버지의 유대인 친구들이 강제 수용소로 끌려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그 시대를 살았던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강제로 나치 소년단에 들어가야만 했던 것이다.

-출처 : 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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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1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매지 2005-10-21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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