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2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2004년 상반기 베스트셀러에 빠지지 않는 칼의 노래. 2001년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점과 이순신에 대한 내용이라는 점, 그리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는 점에서 과연 어떤 소설이길래 그런가 싶어서 집어본 책.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시절 위인전을 통해서 한 번 쯤은 접해봤을 것이고, 광화문 사거리에 가면 우뚝 서 있는 이순신장군상을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인전에서는 이순신의 업적에 대해서 소개를 할 뿐이고, 이순신 장군상은 동상일뿐이니, 그 것을 보고 느낀다하여도 단순히 '이순신 장군=본받을만한 사람'으로 느낀다. 하지만 왜 본받을 사람이람? 단순히 나라를 위해 싸워서? 그렇다면 이순신말고도 본받을 사람은 많지 않은가? 왜 이순신이 부각되어야 되는 것인가? 여튼 이러한 생각은 어찌됐던간에 칼의 노래를 읽고 나서 이순신 장군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위인전처럼 이순신 장군은 이러이러하게 살았다가 아닌 인간 이순신은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전쟁에 임하면서 단순히 왜구를 상대로 싸운 것이 아니라, 가깝게는 조정을, 그리고 멀게는 명나라까지 어찌보면 그의 적이었다. 조정에서는 끊임없이 그를 모함하는 자들이 있었고, 임금은 전쟁중에 그에게 징징거리는 소리를 하기 일쑤였다. 게다가 전쟁을 돕기 위해서 온 명군은 서해에 머물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고 왜군이 철수를 하기 시작하자 그때서야 남해로 내려온다. 하지만, 명군은 전쟁을 도우러 온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자신의 몫을 챙기기 위해서 온다. 백성들은 끊임없이 울고, 임금도 끊임없이 울고, 도우러 온 명군은 자신의 이익을 남기기에 여염이 없고, 왜구의 수는 엄청나고... 그런 상황 속에서도 늘 자신의 사지를 찾았던 이순신. 성치않은 몸을 이끌고 전쟁에 임해야했던 이순신.

 전쟁 속에서 끊임없이 두려움을 접했지만, 그 두려움이 있었기에 싸울 수 있었던 이순신. 그의 고독한 고뇌, 고독한 두려움, 고독한 삶이 안타까웠다. 전쟁중에 어머니의 상을 당하고, 자신의 아들은 자신때문에 적군에게 죽임을 당하고... 비단, 이런 일은 이순신에게만 있었던 일은 아닐 것이다. 모든 백성은 굶주렸고, 돌아갈 고향을 잃었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들었을 것이다. 전쟁에 대한 씁쓸함. 비통 등이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통해 극대화되어 표출된 것 같다.

 칼의 노래 양장본에는 이런 글이 써 있다. '한국 문학에 벼락처럼 쏟아진 축복'. 오랜동안의 신문기자 생활을 마치고 작가로 나타난 김훈. 그가 '한국 문학에 벼락처럼 쏟아진 축복'으로 여겨지기에 칼의 노래 한 권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싶다. 군더더기가 없는 그의 문체는 때때로 건조한 맛을 느껴지게 하지만, 그래도 김훈이라는 작가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점에서는 반론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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