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1 - 맛의 시작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씩 도서관을 얼쩡이다가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책을 고르는 경우가 있다. 오래두고 읽을 건 아니고 그저 학교와 집을 오가는 버스 안에서 읽을만한 책. 그런 책들은 대개 에세이류가 되곤 하는데 최근에 고우영의 <삼국지>를 읽고서 <열국지>나 <수호지>도 읽어볼까하고 그 쪽으로 갔다가 우연찮게 발견한 책이 바로 이 책 <식객>이다.

  혹자는 이 책이 <맛의 달인>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로써는 <맛의 달인>이니 <미스터 초밥왕>이니 그런 만화들을 보지 않았기에 그 책들과는 비교할 기회는 갖지 못했다. 이 책 자체로만 생각해봤을 때 어쨋든 이 책은 재미있다. 단순히 재미만 추구하는 만화가 아닌 올게쌀이라는 쌀의 존재에 대해서 알게해주고 그러면서 쌀의 종류나 왜 벼농사가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고추장 굴비라는 음식도 처음 알게 되었고, 또 가을 전어가 그렇게 맛있다고 하는데 이제 가을이고 하니 전어가 먹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전어는 먹어본 기억이 없다.) 하동관에 가서 곰탕 한 그릇 먹었으면 싶어지기도 하고...솔직히 흑백의 만화를 통해서 접하니 식욕이 확 당긴다는 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뭔가 끌리는 기분이랄까?

   우리 집은 시골에 땅이 있어서 그 땅에서 큰아버지가 농사를 짓기 때문에 나름 맛있는 쌀을 먹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밥맛도 괜찮은 편이었고. 근데 이 쌀에 계속 벌레가 생기니까 엄마가 냉장고에 쌀을 넣어버렸다. 그리고 밥을 해먹으니 영 밥 맛이 시덥잖은게 그 이후로 밥먹기가 싫어졌었다. 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인 '밥상의 주인'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수백가지 반찬보다 제대로 한 밥이 최고라는 것. 오늘따라 김이 모락모락나는 밥이 먹고 싶어진다.

   만화의 끝에 붙어있는 요리법들은 갈무리해두고 한 번쯤 해먹으면 좋을 것 같다. 게을러서 과연 실행에 옮길지는 모르겠지만...어쨋든 흑백으로 접한다는 게 아쉽긴 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책인 것 같다. 당분간은 버스에서 이 책을 주로 읽게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