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쿠바에 대해, 혁명에 대해, 전혀 무지한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이 아닐까 싶다. 빨간 장정의 두꺼운 책의 이름으로 접해본 사람도 있을 터이고, 조금은 거친 듯한 그의 모습이 그려진 옷으로 그를 접해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만 체 게바라는 전혀 낯선 사람만은 아니다. 이 영화는 그 체 게바라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이다.

  마음이 맞는 친구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남미를 횡단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에르네스토 게바라. 그는 천식을 앓고 있지만, 그래도 그 의지만은 누구보다도 뜨겁고 강하다. 여행 도중 오토바이가 고장나서 결국은 걷고, 히치하이킹을 하면서 그들은 계획을 무사히 성공한다. 그런 여행 중에 그들은 정치적 이념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나환자촌에서 머무르기도 하면서 점점 성숙해져서 여행을 시작할 때의 그들의 모습이 아니게 된다.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지는 인물은 처음부터 그 씨앗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일까? 아니면 그도 어느 순간 하나의 발화점을 가지게 되어 그런 인물로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일까? 체 게바라의 경우가 전자이던 후자이던간에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젊은 시절 그가 겪은 이 일이 그에게 하나의 계기나 전환점이 되어줬다는 것이다.

  마추피추의 그 숨이막힐 것 같은 모습과 그들이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두 젊은이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영화였다. 나도 그처럼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경험을 한 번쯤 해보고 싶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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