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고리 소녀>의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데뷔작. <진주 귀고리 소녀>와 <여인과 일각수>로 이어지는 여성 3부작의 출발점이기도 한 소설이다.

제목 '버진 블루'는 '성모의 파란색'을 뜻한다. 중세 서양에서 파란색 물감은 청금석이 함유되어 매우 귀했기 때문에 성모 마리아의 옷처럼 소중한 대상을 그리는 데만 썼다고 한다. 소설에서 '버진 블루'는 남편을 따라 프랑스로 이주한 뒤 이방인으로서의 소외와 남편과의 소통 부재로 괴로움을 겪고 있는 현대 미국 여성 엘라 터너와 16세기 종교개혁의 시기 성모의 빨강머리와 닮았다는 이유로 고난의 세월을 살았던 프랑스 여성 이자벨을 이어주는 상징적 매개이다.

16세기 이자벨의 이야기와 20세기 엘라의 이야기가 장(章)을 바꾸며 번갈아 전개되다가 이윽고 소설의 결미에서 엘라가 이자벨의 운명을 껴안고 자신의 상처와 화해하기까지, 수백년 세월을 사이에 둔 두 고독한 여성의 영혼을 교감시키는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운 역사를 슈발리에 특유의 상상력으로 치밀하고 유려하게 복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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