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리리카에게서 편지가 왔다. 이 편지가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인간이란 기다리는 동물이다. 인간처럼 기다릴 줄 아는 동물은 없다. 인간은 분명 기다리기 위해 태어난 존재일 게다. -**쪽
5월 27일 보내온 편지를 곧바로 열지 않는 것은 그 여운을 되도록 오래 즐기기 위해서. 품에 꼭 안아보고 물끄러미 쳐다보고 때로는 향기까지 맡아본다. 향기를 맡다니. 어쩐지 정상이 아니라고 느껴지긴 하지만 편지에서 떠도는 향기가 말 그대로 누이 그 자체인 것만 같다. 편지니까 이렇게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펼 수도 있는 게 아닐까? -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