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즈음에 개봉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 이 영화를 여름이 다가고 있음을 알리는 말복 때 보다니. 뒷북도 좀 심한 뒷북이다 싶다.

   평범한 소녀인 소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자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소녀이다. 어느 날, 동생을 만나러 가던 소피는 곤경에 처하게 되고, 한 남자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그 날 모자가게에는 황무지 마녀가 찾아오고. 그녀는 두 사람의 관계를 오해하여 소피를 할머니로 만들어 버린다. 그에 집을 나오게 된 소피. 황무지에서 헤매다가 무머리 허수아비의 도움으로 젊은 여자의 심장을 먹는다는 소문이 자자한 하울이 사는 성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의 가정부로의 생활은 시작되고...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가슴설레게 했던 이 영화. 본래의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마법에 걸린 것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오즈의 마법사같다는 생각도 들게하고, 또 한편으로는 하늘을 훨훨 날아다닌다닌다거나 (걸어다닌다고 해야 하나?!) 원래의 모습보다 젊은 모습으로 있는 것에서는 피터팬도 얼핏 떠오르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났을 때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든 데에는 우선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대표적일 것이다. 왜 전쟁이 시작됐으며, 하울의 성에 살고 있는 꼬마는 어떻게 그 곳으로 들어오게 된 것인지와 같은 점들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원작 소설이 따로 있다고 알고 있지만, 단순히 영화만 봐서는 책의 전반을 생략하고 중반부터 시작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관객에게 전하려는 메세지가 단순히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가지라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왠지 산만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과연 내면의 진실함을 알리고자 했던 것인지 하울과 소피의 사랑을 중심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전쟁은 나쁜 것이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인지, 자신에게 나쁜 짓을 한 사람이라도 사랑으로 보듬어주라는건지. 이건 너무 이야기를 벌려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주인공인 하울은 꽃미남이었고. 영화 속에서 소피의 성격의 변화나 외모의 변화도 흥미로웠고, 화면도 마음에 들었지만 별 다섯개를 안겨주기에는 뭔가 부족한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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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5-08-15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이 보기엔 토토로가 최고 ! ^-^;;
아. 토토로 또 보고 싶어지네요 -_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