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마지막 4.5초
성석제 지음 / 강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이 전에 읽은 책의 짜증을 씻겨보낼 유쾌한 책을 읽고자 했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책의 선택 또한 실패한 것 같다. 성석제 특유의 입담은 살아 있지만, 유쾌하지 않은, 서러움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랄까.

 이 책은 이전에 나왔던 <새가 되었네>라는 책의 개정판으로, 총 7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표제작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시작으로 금과 은의 왈츠, 첫사랑, 이른 봄, 새가 되었네, 황금의 나날, 스승들로 이어지는 일련의 글 속에서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아픔을 가지고 있고, 그 아픔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어떤 이들은 그 아픔을 (주인공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죽음으로 마무리하고, 어떤 이들은 그저 그렇게 계속 살아가는 모습들을 마치 포장마차집에서 소주와 함께 하는 안주거리인양 보여주고 있다.

 슬로우머신을 보는 것과 같이 느리게 자동차가 추락하는 걸 보여주며 동시에 주인공의 머릿속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그의 일생을 보여주는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와 작가의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스승들(단순히 학교 선생님 뿐만 아니라,여인, 군대, 술, 음악 등에 대한 언급도 등장한다)을 이야기하는 '스승들', 한 편의 우화 같은 '이른 봄', 돈이 없는 자의 비애를 보여주는 '새가 되었네','황금의 나날', 그리고 두 친구의 다소 묘한 우정을 보여주는 '첫사랑', 유년 시절에 대해서 다시금 돌아보게 해주는 '금과 은의 왈츠' 이 일곱편의 작품 모두 저마다의 매력이 느껴져서 좋았다. 다만 아쉬운 건, 내가 밝은 소설을 읽고 싶었었다는 것. 다른 날 읽었으면 더 좋았을껄하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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