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레이몬드 카버 지음, 정영문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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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는 레이먼드 카버의 1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어떤 이야기는 어찌보면 굉장히 일상적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누군가의 이야기일 법한 이야기이고, 어떤 이야기들은 우스꽝스럽고, 엽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법한 이야기들이다.

 카버의 소설을 읽으면서 얼마전에 읽었던 <체호프 단편선>이 문득 떠올랐다. 책에 작가 소개에도 나와있듯이 레이먼드 카버는 체호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대화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간다는 점, 짧은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을 고찰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갑작스럽게 이야기가 끝나버린다는 점에서. 이러한 그들의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단순히 작가가 이끄는 방향으로만 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한 번쯤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해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할 수있다. 어찌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이 작가가 내리는 방향으로만 간단 말인가.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간 작가가 이끄는 방향에 불만을 가진 독자라면 좋아할만하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 그 약함에 대해 경험해본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자신의 일면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 읽는게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다. 맑은 날에 이 책을 읽는건 왠지 모르게 반칙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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