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시험때 읽을만한 책으로 짧은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 전체 이야기가 100장남짓되는 짧은 이야기라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 무엇보다 좋았다. 물론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좋아서 선택한 책이기도 하지만.

 주인공 조나단은 <좀머씨 이야기>에서의 좀머씨처럼 세상과의 접촉을 되도록 피하고자 하는 인물이다. 그는 은행의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평범한 사람이다. 그런 그는 5달 뒤면 자신만의 공간을 갖게 된다는 것을 낙으로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런 그의 앞에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존재는 바로 다름아닌 집 앞 복도에 있는 비둘기. 복도에 온통 똥을 싸놓고, 게다가 날개도 떨어져있는데다가, 그 눈으로 조나단을 쳐다보기까지 한다! 우리의 조나단 그 모습을 보고 그 비둘기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너무도 끔찍하게 생각한 나머지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않갰노라고 다짐을 하고 짐을 바리바리 싸서 여관에서 지내기로 한다. 그리고 출근을 한 그는 평소와 다른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동안의 자동적이고 기계적인 생활에서 보다 자신의 삶에 대해 인지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여관에서 묵게 된 날 악천후가 있게 되고, 그는 용기를 내어 집에 가고, 말끔하게 청소가 된 복도와 이제는 비둘기가 없음을 보게 된다.

 '대체 작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단 말인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 책은 경비원 조나단의 하루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잠깐만 생각해보자. 우리의 모습이 조나단과 다르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하루하루 맞춰진 일과에 따라 하루하루 기계와 같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조나단의 이 하루는 일상으로부터의 이탈. 혹은 일상의 기계화를 깨닫게 되는 자각을 담고 있다고 본다. 그깟 비둘기때문에 소심하게 벌벌대고 짐을 싸가지고 나온 조나단을 비웃지 말자. 비둘기는 단지 그가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하나의 매체로 사용되었을 뿐이니까. 만약 비둘기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그는 자동적으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떠한 계기때문이던지간에 조나단이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 인식을 하게 되고, 그로인하여 다시 새롭게 살아갈 수 있음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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