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김혜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나뉘어서 각 장마다 짤막하게 나오고 있는 이야기들은 굉장히 재미있었다. 이거야 말로 진정한 귀차니스트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한 호어스트의 재담을 듣고 있자니, 나 정도의 귀차니즘은 새발의 피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과 같은 이야기들은 피곤한 일상에서 마시는 피로회복제처럼, 아니 그보다 더욱더, 웃음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기운나게 해주었다.

 이전에 스노우캣의 카툰에서 만난 적이 있는 피자를 시키고 피자배달부에게 어차피 집으로 배달을 가니 태워달라고 하는 이야기를 비롯하여, 기차표값을 아끼겠다고 친구가 써먹은 방법을 이용하여 깜빡 졸다가 늦게 내렸다고 변명을 한다던지, 몇 년동안에 계속 해야할 일들을 포스트잇에 잔뜩 붙여놓고 그걸 보는 것이 싫어서 집을 나오는 이야기, 엄마가 온다고 친구가 하루만 엄마대하기 연습을 하자고 해서 친구의 엄마 노릇을 하는 이야기 등등 그야말로 엉뚱하고, 황당하고, 그렇지만 차마 미워할 수는 없는 그런류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책의 내용은 둘째치고라도 마지막에 나오는 찾아보기 또한 재미를 더해주는데, 예를 들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그 자의 인생도 언제나 금요일만은 아니었음, 미국-설명할 방법이 없음, 응급실-여기까지 갔다면 이미 큰 일을 해낸 것, 천국의 문-전설의 명소, 아직 발견되지 않음, 아틀란티스 비슷하나 보물을 없음' 이런 식의 내용인 것이다. 세상에 무슨 찾아보기가 이렇게 황당하단 말인가.

 여튼, 일상에 지쳐있을 때 가볍게 볼 수 있는 한 편의 시트콤처럼(책 자체에 나오는 건 한 편이 아니라 수십편은 되지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