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감옥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7월
평점 :
절판


 <모모>로 익히 알려져 있는 미카엘 엔데의 <자유의 감옥>은 이전에 나왔다가 절판되었다가 다시금 출판된 책이다. 요새 심취해있는 퍼트리샤 콘웰시리즈나 히치하이커 시리즈도 그랬지만, 요새는 어째 묻혀졌던 작품들이 다시금 발간되는게 유행인 것 같은 느낌이...어찌되었건간에 새로나온 판으로 보려고 생각을 했는데, 도서관에는 절판된 책만 있고, 새 책으로 신청해도 받아줄 것 같지도 않아서 그냥 절판된 책으로 읽어버렸다. 보니까 번역한 사람도 같길래...

 잡소리는 그만두고, 이 책에는 총 8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긴 여행의 목표'라는 제목을 가진 이야기부터 어떤 공간에 대한 이야기로 묶을 수 있을 법한 '보로메오 콜미의 통로', '교외의 집', '조금 작지만 괜찮아'. 그리고 지하묘지 동굴세계에 사는 그림자들에 대한 이야기인 '미스라임의 동굴', 이상한 하얀 도시에 관한 이야기인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자유의 감옥', 그리고 순수와 믿음에 대한 이야기인 '길잡이의 전설' 이렇게 총 8편의 이야기들은 저마다 내가 최고라고 하면서 뽑낸다하여도 난 어떤 놈이 젤 좋아!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각각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뭐 책에 실려있는 내용이 8편정도 되니까 슬슬 한 놈씩 읽어주마!라고 생각했는데, 잡자마자 다 읽어버렸다. 젠장!

 미카엘 엔데는 굉장히 능숙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을 읽는 독자는 그의 거짓말을 마치 사실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그는 매우 훌륭한 거짓말 쟁이다. 대체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이리도 환상적인 이야기를 쓴 것일까 싶기도 하지만, 그 얘기를 직접 해줄 미하엘 엔데는 이미 이 세상에 없다. 이 책이 환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해도, 한 편으로는 뭔가 철학적인 색채 또한 풍기고 있다. 밖으로 나갈 수 있었지만 스스로 나가기를 포기했던 '자유의 감옥' 속의 주인공이라던지 '집'이라는 개념을 찾기 위하여 끝없이 헤메는 '긴 여행의 목표'의 주인공의 모습, 그리고 아무런 인식없이 그저 시키는 대로만 하는 '미스라엘의 동굴'의 많은 그림자들의 모습. 그런 모습들에서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미카엘 엔데같은 작가가 또 나올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지만, 또 이런 작가를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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