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전5권 세트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길기도 한 제목때문에(무려 19자나 된다.) 빌릴 때 도서관 사서와 웃지 못할 광경을 벌이기도 했지만 어찌되었건간에 그러한 웃지못할 광경마저도 책의 성격와 맞아들어가는 아주 아주 이상한 책. 굳이 장르를 설정하자면 코믹 SF라고 규정할 수 있을 법한 이 책은 시간과 공간을 오고가면서 그야말로 정신을 쏙 빼놓는다.
 
 아주아주 평범한 어느 날, 영국에 사는 아서 덴트는 자신의 집을 지나는 우회로 건설때문에 불도저 앞에서 드러누워서 시위를 하다가 그의 친구인 포드 프리텍트때문에 술집에 가고 그 곳에서 술을 잔뜩 마시고 보고인의 우주선에 히치하이킹 하게 된다. 사실 지구도 은하계 초공간 고속도로의 건설때문에 파괴될 예정이었던 것. 여튼 지구는 파괴되었지만 살아남은 아서와 포드. 그들이 탄 우주선은 하필이면 악명 높은 보고인의 우주선이었고, 여기서부터 그들의 여행은 참으로 꼬이기 시작한다. 보고인의 우주선에 쫓겨나서 죽을 뻔 하지만 다행히도 또 다른 우주선에 의해서 구출되게 되고, (확률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덴다.) 그 우주선에서 은하계의 (허수아비) 대통령인 자포드 비블브락스와 우울증에 걸린 사람같은 로봇 마빈, 그리고 또 한 명의 지구인 트릴리안을 만나게 되고 좌충우돌 여행은 계속된다.

 이 책 속에서는 한 가지 질문의 해답을 얻고자 한다. "삶과 우주, 모든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 컴퓨터로 계산을 해보나 컴퓨터는 오랜 고심 끝에 "42"라는 답을 내 놓는다. 대체 어떤 이유로? 응? 뭐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영어식의 언어유희가 나오고(번역자가 번역하기 힘들었을 것 같은 느낌이...) 끊임없이 생뚱맞은 즐거움을 준다. 일상에 찌들어서 ' 아 다 팽개치고 어디 확 떠나버렸으면...'이라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읽게 된다면 피식피식 웃으면서 이왕 떠나는 여행이라면 아서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아니면 말고.) 여튼간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의하면 '대체로 무해한'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만족을 해야 하는건지 1권에서 친절히 소개까지 해준 방법대로 우주여행을 해야 하는건지 읽는 사람 스스로가 판단을 해야 할 문제인듯.

 책 속에 나오는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에서의 사건이라던지 아주 우울함에 절어있는 마빈의 이야기라던지, 태어날 때마다 아서 덴트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던 불쌍한 피조물이라던지, 비를 몰고 다니는 비의 신의 이야기, 듣기만 해도 고문인 보고인의 시 낭송 등등 마구마구 상상을 자극해주면서 몇 일 동안 날 즐겁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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