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 - 전혜린 에세이 2
전혜린 지음 / 민서출판사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삶에 그 누구보다도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자살이란 어딘지 모르게 이상해보인다고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를 읽으면서 느꼈었다. 전혜린의 또 다른 에세이인 이 책에서도 전혜린의 삶에 대한 강한 의지는 면면히 느껴진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죽음에 대한 사유도 그에 비례하게 포함되어 있다. 특히나 딸 정화를 낳기 거의 직전쯤에 해서는 죽음을 손에 잡을만큼 가까이 느끼고 있음이 너무도 잘 느껴지고 있었다.
 출판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 그저 개인의 일기를 묶어서 만든 이 책을 통해서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해보았다. 비단, 전혜린이 50~60년대를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식으로 사유하고 있었다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그녀에게서는 배울 점들이 꽤 많았다. 물론, 비판할만한 것들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전혜린을 시대의 비운아라고 해야 되려나?! 시대를 잘 못 타고난 듯한 느낌이 드는 듯한 전혜린의 이야기들 속에서 감히 오늘 날 전혜린처럼 사유하는 여성, 아니 지식인이 얼마나 존재할까? 너무도 배가 부른, 그래서 삶에 대한 사유가 부족한 지식인들이 너무 많다. 끝없이 자신에 대해 사유하고 고뇌하고 삶에 대해 분노를 울분을, 괴로움을 토해내는 그녀의 모습에 왠지 나의 모습을 반성해보게 되었다. 참으로 멋진 여자였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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