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코담뱃갑>이라는 책 한 권으로 나를 사로잡어버린 존 딕슨 카. 그의 또 다른 작품을 접해보았다. 뭔가 독특한 트릭을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두 명의 남녀가 티격태격하는 이야기가 더 쏠쏠했던 책이었다. 추리소설이라기보단 로맨틱 코메디인 것 같았던 책. (사실 트릭은 별 볼일 없었던.) 제목인 <연속 살인 사건>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이 책에서는 여러사람이 죽어간다. 자살으로 보이던, 타살로 보이던 어찌되었던간에. 이를 해결하려는 펠 박사의 노력. 그리고 이윽고 밝혀지는 진실과 로맨틱 코메디의 해피엔딩까지. 범인의 정체는 둘째치고, 우선 트릭 자체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기때문에 그냥 존 딕슨 카가 이끌어주는대로 가다보면 범인이나 충격적인 트릭보다는 두 남녀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올 듯. 더불어 황량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스코틀랜드의 옛 성의 음침함을 느끼면서, 책 속에 등장하는 '정수리가 날아가 버릴 정도로 기가 막힌 위스키'의 맛은 대체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는...어찌되었건간에 유쾌한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