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은 바에 있다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1
아즈마 나오미 지음, 현정수 옮김 / 포레 / 2011년 12월
절판


그는 결혼해서 아이도 있지만, 원래 동성애자다. 나는 그게 뭐 어떠냐며 특별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유아 학대자나 도착 살인상습범 같은 예외는 제쳐두고, 어른끼리 서로가 납득한다면야…… 즉 피해자가 생기지 않는 한 개인의 취향은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 내 신념이다. 그러나 동시에 기본적으로 그의 고민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전후 민주주의 교육의 황혼기에 교육을 받은 세대의 일원으로서, 나는 가치 상대적인 시점을 주입받은 탓에 인생 상담 코너를 담당하기엔 부적합한 인간으로 자랐다. 그 점은 마쓰오도 잘 알고 있을 테지만,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발음되는 '변태'라는 말에는 아주 민감해서, 때로는 나에게까지 싸움을 걸기도 한다. 그것은 물론 나에게는 유익한 체험으로, 내 안의 차별의식을 새삼 인식하게 되는 적당한 기회가 되지만. -70~1쪽

"들어봐, 나는 알코올중독은 아니라고, 그냥 알코올의존증이야. 알코올중독이 아니라고. 그 둘은 큰 차이가 있어."-124쪽

전화의 좋은 점은 친한 친구가 손을 흔들거나 등을 돌리거나 걸어서 떠나가거나 하는 모습을 지켜보지 않고도 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147~8쪽

"살 빼려고 해본 적은 있어?"
"아니."
"보디빌딩 같은 것을 해본 적은?"
"없지."
"마찬가지야. 다들."
"응?"
"한 달 만에 통장 잔액이 50만 엔을 넘기거나 체중이 단번에 5킬로그램 줄거나 하면, 그걸로 완전히 푹 빠져버려. 그런 타입의 인간이 있어."
"아, 그렇구나."
"재미있어져. 돈은 모으면 늘어나고, 밥은 안 먹으면 체중이 줄지. 그리고 버린 욕망과 아껴둔 시간이 눈에 보이는 형태가 되어서 남는 거야. 그렇게 되면 그 뒤로는 돈이나 체중의 노예가 되지. 인생의 보람이 없으면, 예금통장이나 체중계의 숫자에 쉽게 점령당하는 거야."
"……"
"그렇게 보면 인생의 보람을 갖는 것도 좀 생각해볼 문제지. 그게 무너지면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되거든.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없게 되는 거지."-329~330쪽

나는 살아 있는 것이 귀찮은데, 죽는 것은 두려운 것 같다. 새로운 발견이다. 발치에서 하루가 비참한 비명을 고래고래 지르고 있다. 도시의 소음이 하루의 고함소리를 감싸 밤하늘로 올라간다. 그 밤하늘은 새까맣고 조용했다. 인공의 빛도 인공의 소음도 하루의 비명도 하늘에는 닿지 않는다. 하늘은 지상에 무관심한 것이다. -3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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