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섬의 기적 - 쓰나미가 휩쓸고 간 외딴 섬마을 고양이 이야기
이시마루 가즈미 지음, 오지은 옮김, 고경원 해설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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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기적이 일어난다. 고양이를 살리자, 그러려면 사람을 살리자, 그러려면 섬을 살리자, 이렇게 마음은 점점 커져갔다. 고양이를 통해서 너의 불행은 나의 불행이 되었고 그로 인해 타인을 도울 힘이 생겨났다. 그리고 결국 섬이 살아났다. 각박한 세상이지만 가끔 이런 기적이 일어난다. 그 매개가 나에게는 음악, 다시로지마 섬에게는 고양이였다. 무엇이 매개가 되었든 마음이 오갈 때, 세상은 빛이 난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빛이다. -7쪽

'냥이 프로젝트'는 1구좌 1만 엔으로 한 구좌 이상 지원하는 주주를 모집한다는 형식을 갖췄다. 목표는 '1만 5천 구좌, 1억 5천만 엔'으로 잡았다.
산리쿠 굴 프로젝트와 다른 점은 모인 자금을 굴 양식업에만 쓰는 것이 아닌, 쓰나미로 사라진 어업 전반에 필요한 자재 구입비와 통신비, 유지관리비, 그리고 경비로 '고양이 사료비, 수의사비'로도 쓴다는 점이었다.
고양이에 대한 부분은 전체 프로젝트의 1할을 차지하지만, 이 때문에 '냥이 프로젝트'는 일본 전국 애묘인들의 심금을 울리게 된다.
게다가 이 프로젝트의 '답례'는 다시로지마 섬 특산물인 굴을 1킬로그램 보내준다는 것이었다. 단, 굴은 1년 만에 수확을 할 수 없고, 빨라야 4년 정도는 걸리지만, 그 사실도 물론 명시되어 있었다. -50쪽

옛날부터 함께 생활하던 고양이가 손님을 불러왔고 재난 후에는 복구 지원모금까지 불러왔다. 그리고 '섬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도 된다'는 섬사람들의 의식을 '섬을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로 바꾸었다.
오른발을 들어 손짓하는 고양이는 '돈과 복을 부른다'고 하고, 왼발을 들어 손짓하는 고양이는 '사람을 부른다'고 한다. 아무래도 다시로지마 섬의 고양이는 양발을 들고 손짓하는 마네키네고인 것 같다. -77쪽

앞서 말한 것처럼 다시로지마 섬에는 지금도 재건과는 아직 조금 먼 '광경'이 펼쳐져 있다. 니토다 항에 도착하기 전, 배가 항구에 가까워지면서 점점 눈앞에서 커지는 항구의 폐자재 산을 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배에서 내리면 그곳에 고양이가 있다. 내가 있는 곳을 응시하면서 처음엔 슬금슬금 다가오다가 곧 일직선으로 뛰어온다. 아마도 재난 후에 태어난 듯한 몸집이 작은 턱시도 고양이가 다리에 감겨오길래 머리를 쓰다듬었다. 기분 좋은 듯 눈을 감는다. 여기 고양이들은 길고양이이지만, 실제로는 고양이들에게 섬 전체가 커다란 집이다. 따라서 집에서 길러지는 고양이처럼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사람 목소리를 들으면 다가온다.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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