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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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거나 나는 공짜를 믿지 않는다. 내 노력을 통하지 않고 거저 얻은 것을 내 것이라고 믿지 않는 다는 말이다. '일주일만에 확 달라집니다.', '석 달 완성 속기',' 6개월 완전 정복 영어' 등 속성 과정도 믿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낙수가 바위를 뚫는 그 한방울 한방울의 힘을 믿는다. 한 발짝 한 발짝이 모여 마침내 산꼭대기에 이르는 그 한걸음의 힘을 믿는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가는 것이 훨씬 빠르고 확실한 길이라는 것도 굴뚝같이 믿고 있다. -225쪽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가? 그렇다면 가지러 가자. 내일 말고 바로 오늘, 지금 떠나자. 한꺼번에 많이는 말고 한 번에 한 발짝씩만 가자. 남의 날개를 타고 날아가거나, 남의 등에 업혀 편히 가는 요행수는 바라지도 말자. 세상에 공짜란 없다지 않은가. -227쪽

오늘을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런 거다.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충분히 즐기는 것. 그래서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풍요로워지는 것.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확실한 오늘을 무시한 채 지나간 어제나 불확실한 내일을 그리워하는 것이 우리 나약한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237쪽

위대한 성인이나 비범한 사람들이야 가야 할 길이 시작부터 끝까지 뚜렷이 보이겠지만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하나의 길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다음 길이 보이는 거니까. 하찮은 일이라도 좋다. 원래 하려고 했던 일과 거리가 먼 것처럼 보여도 좋다. 지금 이 순간,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는 그 일을 시작하는 거다. 그러면 그 길이 다른 길로, 그 다른 길이 다음 길로 이어져 마침내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나는 그렇다고 굴뚝같이 믿는다. 항상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다면 말이다.-314쪽

새로 시작하는 길, 이 길도 나는 거친 약도와 나침반만 가지고 떠난다. 길을 모르면 물으면 될 것이고 길을 잃으면 헤매면 그만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지도란 없다. 있다 하더라도 남의 것이다. 나는 거친 약도 위에 스스로 얻은 세부 사항으로 내 지도를 만들어갈 작정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늘 잊지 않는 마음이다.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곳을 향해 오늘도 한 걸음씩 걸어가려 한다. 끝까지 가려 한다. 그래야 이 길로 이어진 다음 길이 보일테니까.-3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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