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 전2권 세트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처음 읽었던게 03년도 여름이었으니까 책을 읽은지도 퍽 오래 된 것 같다. 그 해 가을에 영화로도 나왔었지만 영화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실망을 많이 한 편이었고,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건 쥰세이 역할로 나왔던 다케노우치 유타카의 모습과 피렌체의 모습들뿐. 어찌되었건간에, 다시 봐야지하면서도 계속 미뤄오다가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도 다 읽어버렸고, 사놓은지 두어달 된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을 처음 읽고 나서 나중에 읽을 때는 한 챕터씩 번갈아가면서 읽어야지했던 스스로의 다짐대로 귀찮긴 했지만 한 챕터씩 쥰세이와 아오이의 이야기를 더듬어 갔다.

 20살 아오이의 생일에 했던 둘의 약속. 10년후 생일에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자는. 쥰세이와 아오이는 서로 헤어져 각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늘 마음 한 구석에서는 서로를 생각하고 그때문에 다른 어떤 사랑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시간은 흘러 30번째 아오이의 생일이 다가오고 둘은 약속을 지킨다. 며칠간의 만남으로는 몇 년간의 공백을 채우기는 힘들었지만, 어쨋든 둘은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다.

 냉정과 열정 사이.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뭐였을까? 냉정이라는 단어에서는 아오이의 모습이, 열정이라는 단어에서는 메미의 모습이 떠오른다. 쥰세이를 너무도 사랑했지만 가질 수 없었던 메미의 모습이나 아오이를 너무도 사랑했지만 그녀의 의견을 존중해 놓아준 마빈의 모습에서 쥰세이와 아오이의 사랑이 그들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까지도 너무도 큰 아픔으로 남은 것 같아서 왠지 안쓰럽기도 했다. 10년전에 그저 흘리듯 했던 약속. 그 약속을 위해 몇 년이나 기다려 온 두 사람. 과연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두 사람이 다시 만난다고 해도 각자가 쌓아올린 생활을 받아들이는게 힘들지는 않았을까? 쥰세이와 아오이가 과거 속에서만 사랑을 하는게 아니라 미래에도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 미래는 없고 과거만 있는 도시에서...

 어쨋든간에 읽고 나니 잔잔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처음 읽었을 때도 그렇지만 다시 읽었을때에도 rosso보다는 blu가 더 마음에 든다. rosso에서 나오는 심리적인 이야기들보다는 blu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더 좋았고, 마빈이라는 캐릭터보단 메미라는 캐릭터가 주는 느낌이 더 강렬했기도 했고...피렌체의 두오모에 오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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