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강 밤배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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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읽어버린 책. 지난 번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에서 약간 실망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요시모토 바나나 특유의 문제, 책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아직까지는 좋으니까.

 이 책은 총 3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얀강 밤배, 밤과 밤의 나그네, 어떤 체험. 책 속에 등징하는 인물들을 하나같이 어딘가 코드가 빠져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하얀강 밤배에서는 유부남과 사랑을 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얼마전 친구의 자살로 인한 충격과 유부남 애인의 식물인간 상태의 부인의 죽음을 자신도 모르게 바라면서 서서히 그 기다림에 지쳐가기도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 지쳐감과 무력함을 잠을 잠으로써 회피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두번째 이야기인 밤과 밤의 나그네에는 자신의 오빠의 죽음을 겪은 한 여자와 오빠의 애인이었던 사라, 그리고 사촌이지만 애인인 마리에의 이야기이다. 오빠가 죽어버린 다음에 반쯤은 미쳐버린 마리에의 모습. 그리고 마지막 어떤 체험에서는 한 남자를 놓고 하루라는 여자와 삼각관계를 이루던 여자가 술을 마시면 늘 들려오는 멜로디를 듣고 그것이 죽은 사람이 할 말이 있을 때에 그렇게 된다는 말을 들은 뒤, 무당비스무레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 가서 하루의 영혼과 만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 세 이야기는 각각 모습은 다르지만,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하여 살아 남은 사람의 아픔이 나타나있다. 그 허전함, 쓸쓸함, 고독함. 그것과 정면으로 대립하지 못하고 잠 혹은 술 등과 같이 자신의 의식과 멀어짐으로써 회피하는 모습들. 나약해보이기도 하지만, 어쩔 수도 없는 일이리라. 그런 아픔을 겪은 후에 그들은 지금보다 보다 나은 사람이 되겠지. 자신의 아픔을 딛고 일어 설 그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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