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문화기행1

유럽문화기행 1
위치우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5월

　이 책은 위치우위라는 중국인의 유럽기행 산문집이다. 유럽에 대한 책이 난무하는 가운데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책은 깊이를 가지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유럽의 유명한 명소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나는 이 곳에 가서 이러이러한 느낌을 받았노라고 얘기만 하는 책이 절대 아니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위치우위라는 작가가 지닌 사유의 결과물들이다. 깊이있는 사고를 통해 나온 말들이 제법이다 싶기도 해서 이 사람에 대해서 봤더니, 아니나다를까 중국내에서도 '국가에 뛰어난 공헌을 한 학자'로 '상하이 시 10대 교수'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책 속에 녹아있는 관록이 범상치않다 싶었다. 여튼, 단순히 여행의 여정만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는 여행지를 통해서 그와 관계가 없어보이는 이야기들을 통하여 보면서 유럽에 대해서 때로는 호의적으로 때로는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다. 단순히 비판자였다면, 어찌보면 중화주의에 휩싸인 중국인의 편협적인 이야기로군. 싶었을지도 모르지만 위치우위는 유럽의 이러이러한 점과 중국의 이러이러한 점이 조화된다면 더욱 멋지지 않았을까라는 식의 이야기로 타협점을 찾아내고 어느정도 비판물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이 책은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에서는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 남서부 유럽의 이야기가 2권에서는 중부와 북부 유럽의 이야기가 다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스페인어를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으로 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평소 프랑스나 영국에는 관심이 있었던 지라 그가 이끄는 길을 따라 함께 생각하다보니 단순히 여행에 대한 흥미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사고의 틀도 어느정도 확립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책을 통해서 옥스포드와 케임브리지와 하버드대학의 발생에 대해서 알게 되었으며, 메디치가가 주도한 르네상스에 대해서도 다시금 느끼게 되었으며, 너무도 유명한 단테가 살아있었던 때에는 피렌체에서 환영을 받지 못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으며, 리스본이라는 도시가 한 부유한 이에 의해서 번화할 수 있었음을 알게 되기도 하였다. 여하튼, 깊이있게까지 들어가지 않더라도 이 책은 여러가지 지식에 대해서 효과적으로 전달해준 것 같다. 다음권에서 보여질 동부, 북부 유럽의 이야기들에서는 또 얼마나 즐거운 지식들을 만나게 될 지 설레인다. 마치 여행 전 날의 아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