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포스트, 1663 1 - 네 개의 우상
이언 피어스 지음, 김석희 옮김 / 서해문집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인터넷 서점에서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버금가는 역사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극찬을 하기에, 과연 어떤 소설인지 궁금해서 읽어본 이 책은 두께부터 <장미의 이름>에 버금간다. (사전만한 책이 2권이다.1권은 632쪽, 2권은 525쪽.) 허나 이 책은 <장미의 이름>처럼 읽기에 어렵다는 느낌은 그리 들지 않는다. 물론, 당시 영국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 있어야 할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 책은 이 책 자체로도 이해할 수 있으니...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각주가 많이 나오지 않아서 이야기의 흐름이 매끄럽게 흘러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어쨋든 간에 이 책은 총 2권으로 되어 있다. 1권인 네개의 우상과 2권인 리비우스의 책. 이 두 권의 책은 같은 사건을 두고 4명의 증인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각 챕터마다 한 명의 증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하기때문에 읽는 사람은 각 사람의 증언과 상황을 고려해서 내용을 판단할 수 있으며, 또 4명의 증언을 비교해볼 수 있는 재미도 느낄 수 있게 한다. 각 챕터의 제목은 프란시스 베이컨의 4개의 우상에서 따오고 있다. 고등학교때 윤리시간에 들어봄직한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 종족의 우상. 허나 마지막 챕터의 제목은 종족의 우상이 아닌 핑거포스트(방향을 가리키는 손가락 모양을 의미함)이다. 무슨 의미가 담겨있을꼬.

 책의 호흡이 워낙에 길어서 중간에라도 정리를 해두지 않으면 마지막 챕터를 읽을 때 기억이 가물거릴 것 같아서 책을 다 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끄적이고 있다. 첫번째 챕터의 제목은 시장의 우상이며, 여기서는 이탈리아인인 마르코 다 콜라가 옥스포드에 와서 겪은 일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는 재산상 사기를 당한 아버지때문에 영국으로 와서 일을 해결하고자 한다. 그리고 옥스포드에 와서 의사인 로어를 만나고 그와 여러가지 일을 겪게 된다. 두번째 챕터인 동굴의 우상에는 잭 프레스콧의 증언이 등장한다. 그는 누명을 쓰고 반역자가 되어 처형당한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속에는 사라 블런디라는 여자가 등장한다. 이 여자에 대한 두 사람의 평가는 엇갈린다. 콜라는 그녀를 왠지 동정하는 모습을 보이나, 프레스콧은 그녀를 마녀, 악녀로 보고 있다. (그래서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버리지만.) 앞으로 남은 두 사람의 증언에서는 그녀를 어떻게 묘사하고 있을지, 또, 교구장이 될 뻔 했던 옥스퍼드 뉴 칼리지의 로버트 그로브 박사의 죽음은 누구의 짓인가 (아직까지는 사라 블런디가 죄를 뒤집어 쓰고 교수형당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남은 한 권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너무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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