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전혜린 에세이 1
전혜린 지음 / 민서출판사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EBS에서 하는 문화사 시리즈 1편인 명동백작에서 처음 접하게 된 전혜린은 당시의 여성치곤 꽤 파격적인 여자였다. 서울대 법대에 들어갔지만 독일로 유학을 가서 철학과 문학을 배워서 돌아온 그녀는 명동백작 속에 나오는 오상순 선생의 말을 빌려서 말하자면 '똘똘이'였다. 여성의 유학을 가는 것이 정말 드물던 시절에 그녀는 독일로 떠났고, 그녀의 정체성을 더욱 확립시켜서 돌아왔다. 그녀가 독일에서 유학을 하면서 느낀 바와 몇 편의 에세이들 딸 정화를 낳고 그녀를 키우면서 쓴 육아일기와 같은 느낌의 에세이와 일기와 서한들이 이 책에는 실려있다.

 책을 읽으면서 전혜린의 세계 속으로 점차 빠져 들었다. 아직은 여성의 권리가 지금과 같지 높지 않았던 때에 그녀는 페미니즘적 성향을 보이면서 사회에 저항하고, 남과는 다른 삶을 살고자 한다. 물론, 그녀도 자신의 딸 앞에서는 여지없이 엄마가 되어버렸지만...그녀의 진보적인 생각, 그리고 자신의 진정한 내면을 찾으려는 모습이 너무도 강렬하게 와닿았다. 존경스럽고 부러운 생각이 든다. 그녀의 용기에. 그녀의 사상에. 그녀가 32살의 나이로 요절해버린게 안타까울 뿐이다. 그녀가 좀 더 살아있었다면 그녀의 사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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