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쩨쩨한 로맨스
다이도 다마키 지음, 김성기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제 128회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인 이 책은 사실 그 수상여부보다는 제목이 끄는 매력때문에 접하게 됐다.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쩨쩨한 로맨스'란 말인지. 책은 3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60대 노인과 30대쯤 된 노처녀의 로맨스라고 하기엔 뭔가 좀 이상한 이야기인 <이렇게 쩨쩨한 로맨스>, 13살의 소녀와 스모선수의 이야기인 ,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친구이긴 하지만 주종관계를 이루면서 애증을 반복하는 두 여자의 이야기인 <민들레와 별똥>이렇게 세가지 이야기가 실려있다.

 어찌 보면 이 책은 참 밋밋한 느낌이다. 결말 부분도 이 모든 사건의 진행을 보여주고서는 뭔가 묘하게 끝이 나버린다. 과연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될까하는 궁금증만 남긴채, 그저 그렇게 끝나버린다. 사실 등장인물들의 모습도 어찌보면 좀 밋밋한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쩨쩨한 로맨스>에 나오는 60대 노인은 평생 남한테 싫은 소리 한 번 안하고 산 뭔가 좀 덜떨어져보이기까지 하는 인물이고, 그의 상대역인 여자는 그 노인이 딱히 좋은 것도 아니지만 딱히 싫은 것도 아닌 상태에서 그에게 같이 살자는 말을 내뱉어 버리는 사람이다. 에 나오는 스모선수와 어린 소녀도 이와 같다. 뭔가 소설의 주인공이 되기에는 2%쯤 부족해보이고, <민들레와 별똥>에 나오는 두 여자의 관계도 참 묘하다. 어찌보면 친구사이이고, 어찌보면 오래된 연인과 같은 느낌이 든다.

 그냥 시큰둥하게 "흠. 그래?"라고 관심없는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이 책은 읽힌다. 읽고 나서도 참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허무하기도 하고, 그저 그런 시시껄렁한 이야기로 치부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의 매력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 책의 제목은 <이렇게 쩨쩨한 로맨스>이지만 결코 쩨쩨하지만은 않은 로맨스다. (로맨스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도 참 의문스럽지만.) 등장인물들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 상상의 나래를 조심스럽게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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