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의 핀볼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림원 / 199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읽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속편격인 '1973년의 핀볼'을 첫 시험을 멋지게 망친 기념으로 읽어버렸다. 시험에 대한 배신감에 이를 벅벅갈면서, 더불어 재수강 도로묵을 느끼면서, 여튼 착찹한 심정으로 집에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읽어내려갔다.

두명의 쌍둥이 여자와 살고 있고, 사라져버린 핀볼기계를 찾기 위해서 헤매는 주인공과 여자친구를 가졌다는 이유로 무력감을 움켜쥐고 고민하는 '쥐'의 기묘한 청춘기록. 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는 책.

입구가 있어야 비로소 출구가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그런 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소설도 이런 식으로 이루어져있다. 과연 그 것을 출구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 책은 주인공이 그토록 애타게 찾던 핀볼 기계를 찾고, '쥐'가 결국 떠나기로 결심하면서 끝이 난다. 주인공과 쥐는 실질적으로 이 책속에서 만나는 일이 없다. 주인공과 쥐는 방학때만 만날 수 있었고, 방학때의 무료한 날들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 나타난다면, 이 책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의 무료한 날들이라고 할까? 여튼, 각기 다른 장소에서 생활하고는 있지만, 어쨋든 둘 다 그 삶 속에서 무료함과 외로움을 느끼고, 또 현실에 고민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1973년이 아닌 2004년에 만난 하루키의 1973년의 핀볼. 그리고 그 안의 고독감. 하지만 1973년의 고독감이나, 2004년의 고독감이나, 별반 다름없이 느껴지는건 인간의 근본적인 성향은 변하지 않기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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