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댄스 댄스 1부 - 운명의 미로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양을 쫓는 모험>의 속편 격이다. <양을 쫓는 모험>을 읽지 않고 이 책을 접한다면 다소 인물들이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뭐 그러려니 하고 꾹 참고 읽을 사람은 읽을 수 있겠지만, 우선 양을 쫓는 모험을 읽고 이 책을 읽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양을 쫓는 모험>에 등장했던 주인공이 그대로 나오고 그 주인공이 자신의 삶에 대한 출발점으로 돌고래호텔을 떠올리며, 알 수 없는 힘에 의해서 오랜만에 돌고래 호텔에 가기로 결심. 그리고 도쿄에서 떠나 도착한 호텔의 모습은 180도 변해있었다. 일부러 이런 곳에서 묵어갈 사람이나 있겠나 싶었던 돌고래 호텔이 현대판 최고급 호텔인 돌핀 호텔로 변모한 것이다. 일단 어떤 이끌림에 의해 오긴 했지만 이에 당황한 주인공. 우선 돌핀 호텔에서 묵어가기로 하고 어영부영 뒹굴뒹굴 한가로운 날들을 보내다가 호텔에서 일하는 여자아이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고, 그 아이를 매개로 돌핀호텔 안에서 과거 돌고래호텔과의 매개체를 찾아내고 양 사나이를 만나서 그에게 끊임없이 춤을 추라는 지시를 받는다. 남들이 감탄할 정도로, 노래가 나올때는 끊임없이 춤을 춰라. 그 지시를 받고 다시 현실의 돌핀 호텔로 돌아온 주인공. 양 사나이의 조언을 받았으니 이제 다시 도쿄로 돌아갈까 하는데, 그 호텔 직원으로부터 유키라는 한 여자아이와 같이 도쿄에 가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엄마가 일을 하느라고 깜빡 잊고 가버렸다나 뭐라나. 뭐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하니 결국 같이 동행. 근데 이 유키라는 여자애. 먼가 영적인 힘이 있어서, 주인공이 양사나이를 만난 것을 알고 있다. 13살밖에 안된 어린 소녀이지만, 독특한 구석도 있고.. 여튼 그리하여 이윽고 도쿄에 도착. 하지만 그는 유키의 부모님들의 부탁에 의해서 가끔씩 유키를 만나곤 한다. (엄마라는 사람은 사진작가로 애를 패댕겨두고 다니기 일쑤이며 게다가 주위에 있는 사람의 진은 다 빼놓는 타입의 여자. 아빠라는 사람은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왠지 별볼일 없는 남자.) 그러던 중 극장에서 본 영화에서 등장한 키키의 모습을 보고, (사실 이건 호텔에 머물때의 일이다.) 그 영화에 같이 출연한 중학교 동창에게 키키에 대해서 물어보지만 별반 소득은 없다. 그리고 그는 계속하여 흐름에 몸을 맡긴채 움직인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미묘한 방식, 혹은 직접적인 방식으로 등장인물들 사이에 관계가 맺어져 있다. 후에 주인공이 만난 키키의 말에 의하면, 모두들 주인공을 위해 울고 있다고 하지만 왜 울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키키가 그를 이끌고 간 장소에는 6구의 백골이 있었는데, 이 중 5구의 정체는 밝혀지나, 1구는 결국 밝혀지지 않는다. 과연 마지막 한 구의 백골은 누구의 것?

  이 책에는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사유를 한다. 엄마와 함께 있으면 왠지 무기력해져서 결국 벗어나기 위해 따로이 엄마를 떠나보기도 하는 유키와 같은 적극적인 극복도 있는 한편, 자신에게는 아무런 선택권이 없고 그저 사무실에서 시키는 대로 마음에 들지 않는 배역들을 맡으면서 피곤에 찌든 하루사이사이에 이혼한 부인과의 사랑을 계속하지면서 이런 생활을 끝낼 수 있는 것은 사무실을 떠나는 것임을 알지만 그렇게 될 경우 이혼한 부인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계속하여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을 하던 고혼다.(결국 그는 자살해버리지만.) 그리고 동화같은 삶을 원하던 창녀 메이. 그리고 자신의 능력에 묻혀 현실 감각을 잃어버린 야메. 등등.

  <양을 쫓는 모험>만큼이나 흥미진진했던 책. 하지만, 책의 제목대로 춤에 대한 내용은 눈꼽만큼도 없으니 춤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기대를 버리는 것이..(제목을 본 엄마의 반응. 춤에 대한 책이니?^-^* 우리엄마 춤 좋아한다..-_-;;) 하루키의 전작 읽기의 3번째 책. 양을 쫓는 모험을 읽은게 좀 지나서 가물가물한 기억을 부여잡고 읽었지만, 그래도 매력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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