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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림원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외동으로 태어난 한 남자의 37살까지의 이야기. 초등학교때 만난 다리를 절지만 외동이라는 공통점때문에 누구보다도 잘 통했던 같은 반 시마모토. 그리고 그녀와의 정신적 교감. 그리고 이사를 하면서 멀어져버린 두 사람. 그리고 그는 그의 생활에 적응해가면서, 고등학교때 이즈미라는 여자아이와 사랑을 하지만, 그가 그녀의 사촌언니와 얽히게 되면서 둘은 헤어진다. 그리고 대학으로 진학하게 된 그는 약 십여년간 고독을 되씹으면서, 몇 명의 여자들을 만나지만 그저 그렇게 흘러간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유키코와의 결혼을 하고, 교과서만드는 회사에서 어영부영 시간을 죽이던 그는 장인의 도움으로 재즈바를 만들어 경영하며, 성공의 문턱에 발을 들이게 된다. 그리고 그의 재즈바가 잡지에 실리면서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 몇 명 찾아오고, 그리고 잡지의 기사가 나고 한 달 반쯤 뒤, 시마모토가 찾아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 사람의 돌이킬 수 없는 사랑. 단순한 불장난이 아닌, 어린 시절부터 존재하고 있던 사랑의 발견과 확인. 이야기를 파국으로 치닫지만, 시마모토가 홀연히 떠남으로 다시 일상속으로 돌아온다.
이전의 하루키의 소설에서 보아온 사랑이야기 중에서 가장 열정적인 사랑. 그리고 가장 에로틱하지 않았나 싶은..몇 십년이 지나 누군가를 그의 뒷모습만으로도 그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할 수 있다는 건 분명 멋진 일이지만, 그만큼 마음이 아파옴은 왜일까? 현실적으로는 당장이라도 시마모토와의 생활을 하고 싶지만, 그에겐 이미 부인과 두명의 딸아이가 있었다. 현실과 이상. 그 둘에는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딜레마적인 결정.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마음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어쩌면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구에게는 이 일이 현실일 수도 있는...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는 무엇이 존재하고 있을까? 이전에 하루키의 작품이 인간의 본질이나 고독에 근거하고 있었다면 다른 책들에 비해서는 사랑에 대해 비중있게 다루어진 책이었다. 읽고 난 뒤에도 마음이 썩 편치않은, 마음이 아려오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