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알지? 그녀는 죽어야 해

죽음과의 약속 ㅣ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3월

　원래는 이 책을 읽으려고 했던 게 아닌데, 어차피 애거사 크리스티 책을 읽기로 한 거 번호대로 읽자는 생각에 읽었다. 하지만 제목에서 별다르게 매력적이지 않게 느껴졌다면, 이 책은 처음부터 강하게 독자를 자극했다. "너도 알지? 그녀는 죽어야해"라고 누군가 말하는 대화로 시작되는 책. 그리고 정신적인 새디스트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난 그녀의 자식들. 그녀는 그녀의 자식들이 타인과 대화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자식들을 자신의 명령대로 행동하게 만든다. 그러던 중에 처음으로 집을 벗어나 여행을 하게 되는 이들. 여행도중 그녀는 죽게 된다. 평소에 앓고 있던 심장병에 의한 죽음으로 볼 수도 있었으나, 함께 여행하는 의사의 소지품중에 심장약이 필요 이상으로 없어져있고, 주사기도 없어졌으며, 그녀의 팔목에는 주사바늘도 있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를 두고 벌어지는 포와로의 심리전.

　사실 에르큘 포와로는 제법 훌륭한 탐정이다. 하지만 왠지 그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건방짐이 마음이 안든다나 뭐라나. 하지만 죽음과의 만남에서는 비교적, 포와로가 부각되지 않는다고 할까? 물론 사건의 해결은 포와로가 하지만, 책의 3분의 2정도는 가족들의 기괴한 관계에 초점이 맞추어져있었다. 포와로는 사건이 터진 뒤에 이를 수습하는 것이지, 사건이 발생하기전부터 이들과 큰 연관을 맺고 있지 않았다. 제 3자의 입장으로 사건을 관찰하는 것이 이 소설의 특징이라고 할까? 여튼간에, 추리소설으로써의 매력보다는 심리소설로써의 매력이 더 강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