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이든 발 12시 30분 동서 미스터리 북스 77
프리먼 윌스 크로프츠 지음, 맹은빈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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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흔히 '3대 도서 추리 소설'중 한 권으로 꼽히는 책이다. 도서 추리 소설이란, 탐정이 사건을 해결해가는 방식이 아닌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이 체포되기까지 그의 심리 상태를 그려주는 방식을 말한다. 이 책 외에도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와 리처드 헐의 '백모 살인 사건'이 3대 도서 추리 소설로 꼽히고 있다. 이 책은 범인의 입장에서 사건이 발생하기 전의 그가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사건의 발생, 그리고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의 심리상태가 잘 드러나있기 때문에 읽는 재미가 쏠쏠 했다.  

 크로이든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 이미 숨져있던 앤드루 노인. 그리고 그를 죽인 그의 조카 찰스. 그는 앤드루에게서 물려받은 공장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여인 유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앤드루의 재산이 필요했고, 처음에는 그저 생각만 했던 것을 치밀한 계획아래 실행한다. 사건이 발생하기전의 그의 불안과 초조. 그리고 사건이 자살로 일단락되었을 때의 안도감과 행복. 그리고 다시 시작된 수사에 불안해하는 모습. 또 자신의 범죄를 목격한 집사를 살해하고 그를 호수속에 버리고 자신의 범죄를 완전범죄라고 생각했지만 체포되고 재판이 진행되면서 그의 범죄가 밝혀지는 순간까지. 이 책은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찰스의 재정적인 압박과 사랑을 얻기 위해 앤드루를 죽였다는 것은 머리로는 이해가 갔지만 마음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는 너무도 나약한 사람이었다. 앤드루를 상대로 한 범죄에서는 치밀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가 사랑한 유나라는 여성도 자신의 외모를 믿고 당당하게 찰스에게 자신은 돈이 없는 남자와는 결혼할 수 없다고 하는 모습이 왠지 씁쓸해지기도 했다. (한마디로 싸가지가 없지.-_-)  

 두번째로 접해본 크로프츠의 추리소설인데, 읽을 수록 그의 소설도 매력적인 것 같다. 지난번 '통'을 읽을 때 받았던 신선한 즐거움이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느껴졌다. 3대 도서 추리 소설에 속하는 다른 두 권의 책도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도서 추리 소설은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심리소설이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어쨋든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의 심리에 대해서 잘 그려진 책이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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