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초는 이 미해결 사건들을 집요하게 추적해서 자료를 수집하고, 각각의 사건에 참신한 가설을 세워 추리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누구나 쉽게, 그리고 '사실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논픽션이라는 형식에 담아 간결한 문체로 써내려갔습니다. 결국 이 연작 논픽션은 연재가 시작될 때부터 일본 사회를 요동치게 만들었고, '검은 안개'는 곧바로 일본에서 시대를 풍미하는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7쪽
반복하지만 존슨 기지의 관제사가 목성호에 내린 비행 지시는 교신 기록에 남아 있는데, 미국 측은 이 중요 자료를 끝까지 사고 조사 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쪽에서 재촉했는데도 내지 않았다. 무라카미 운수 장관의 이름으로 된 '사고 보고'는 한 달이 지나서 겨우 발표되었는데, 결론은 '전원이 사망했기 때문에 직접적 원인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만, 상세한 조사 결과에 따라 조종사가 항법상 모종의 착오를 일으켰다'는 것이었다. 죽은 사람에게 착오를 떠넘기는 것은 편리한 방법이다.
점령기의 미군이 취한 이러한 태도는 비록 작다 하더라도 하나의 모략임에는 틀림없다. '사고가 일어났다, 진상을 덮기 위해 공작을 한다'는 이런 방법은, 사건을 일으키고 그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공작을 하는 다른 사건의 수법과 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1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