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 측 증인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장바구니담기


냉혹한 것은 판결이 아니었다. 냉혹한 것은 따로 있었다. 검사도 아니고 판사도 아니고 경찰조차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이었다. 일치단결해서 이 판결이 내려지게 하는 데 성공한 사람들이었다. -16쪽

목사는 우리에게 형식에 따라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라는 표현으로 영원을 맹세케 했는데, 이 '죽음'이란 대체 누구의 죽음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둘 중 어느 한쪽의 죽음으로 갈라진 게 아니었다. 우리는 둘 다 죽지 않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철창살 안과 밖으로 나누었다. 우리는 철망을 사이에 두고 얼굴을 마주 볼 수도 있고, 손가락을 맞댈 수도 있다. 마음만 먹으면 입도 맞출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이에는 수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가 생겼다. -18~9쪽

잘 쓴 살인 이야기나 범죄 이야기에는 묘하게 사람을 도취시키는, 가슴 설레게 하는 뭔가가 있게 마련이다. 절대로 덤벼들지 못할 우리 속의 맹수를 구경할 때처럼.-13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