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는 우리에게 형식에 따라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라는 표현으로 영원을 맹세케 했는데, 이 '죽음'이란 대체 누구의 죽음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둘 중 어느 한쪽의 죽음으로 갈라진 게 아니었다. 우리는 둘 다 죽지 않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철창살 안과 밖으로 나누었다. 우리는 철망을 사이에 두고 얼굴을 마주 볼 수도 있고, 손가락을 맞댈 수도 있다. 마음만 먹으면 입도 맞출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이에는 수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가 생겼다. -1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