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교전 1 악의 교전 1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절판


그때 가타기리는 깨달았다. 학교란 아이를 지키는 성역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이라는 사실을……. 여기에서 무사히 살아 돌아오기 위해서는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행운이나, 다른 사람보다 빨리 위험을 감지하는 직감, 또는 자신의 몸을 보호할 만한 무력이 필요하다. 자신이 갖춘 능력은 직감뿐이다. -94쪽

하스미 세이지에게는 분명히 독심술처럼 사람의 마음을 내다보는 능력이 있었다. 그렇지만 왜 그런지 자신과 같은 부류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자신과 같다고 봐주기에는 표현하기 어려운 위화감이 존재했다.
그 이유를 밝혀내는 동안, 불안이 싹트기 시작했다.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스미 선생님은 혹시 자신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에 자신과 마찬가지로 거짓말을 판별하는 것이 아닐까.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의 대부분은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다. 상대방의 감성과 깊이 공감하기에 역시 그의 마음의 변화를 쉽게 느끼고 상상한다. 그렇지만 하스미의 경우는 정반대라는 기분이 들었다. 그가 거짓말을 간파한 이유는 오히려 거짓말이라는 개념을 잘 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설프게 상대방에게 공감하지 않으니까 판단력이 흐려지지도 않는다. -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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