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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바케 4 - 더부살이 아이 ㅣ 샤바케 4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김규은 옮김 / 손안의책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무려 4년만에) 도련님이 돌아왔다! 비슷비슷한 패턴에 자극 없는 사건들. 하지만 <샤바케> 시리즈를 읽을 수밖에 없게 하는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니다. 만날 골골거리지만 명석한 두뇌와 따뜻한 마음을 갖춘 도련님, 그런 도련님을 충실하게 보좌하는 요괴인 두 행수. 그리고 항상 귀욤귀욤한 매력을 뽐내는 야나리들까지. <샤바케> 시리즈는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따스함'이 주가 된다. 간만에 만난 이들의 이야기. 여전히 변함없이 정이 넘쳤다.
시간의 흐름이 반영되어, 어느덧 도련님도 훌쩍(?) 자라 요시와라를 찾기에 이른다. 요시와라 출입도 충격적인데 유녀와 함께 도망치겠다는 선언까지 하는 도련님. 이런 놀람도 잠시, 유곽 주인과 짜고 건강이 좋지 않은 아가씨를 빼돌리려는 이야기를 다룬 <아린스코쿠>를 비롯해 불행의 씨앗이라고 불리는 '고와이'라는 요괴가 직인에게 궁극의 기술을 전해준다는 신비의 비약을 갖고 있다고 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고와이>, 오히나가 두꺼운 화장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룬 <분접지>, 도련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인 <움직이는 그림자>와 야나리의 모험을 다룬 표제작 <더부살이 아이>까지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또 한 번 그려진다.
<샤바케> 시리즈가 쭉 그래왔듯이 네번째 이야기 역시 비슷비슷하다. 저마다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람들. 어쩌면 우리가 잘 모르기 때문에 무서워하는 요괴보다 인간의 뒤틀린 마음쪽이 더 무시무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 놀라움, 반전, 자극 이런 단어와는 거리가 멀지만 <샤바케> 시리즈를 계속 읽게 하는 것은 인간과 요괴를 아우르는 익살스러움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언제나처럼 반가웠던 도련님. 다음에는 좀 더 건강해진 모습으로, 좀 더 남자가 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