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2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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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이렇게 해도 미스 셀리아가 마음의 상처를 입는 건 당장은 내 걱정거리 축에는 들어가지도 않는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의 삶이 일그러진 이야기를 하면 기분이 조금 풀린다.
"걱정되나보네." 아이빌린이 빙긋 웃는다.
"그녀가 볼 줄 몰라서 그래요. 선 말이에요. 그녀와 나 사이에 그어진 선도 못 보고, 그녀와 힐리 사이에 그어진 선도 못 보고." (중략)
"그건 사실이 아니야."
"네?"
"자네는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잖아."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선이 있다는 사실뿐 아니라 그 선이 어디에 있는지 나만큼 아이빌린도 잘 알잖아요."
아이빌린은 고개를 젓는다. "나도 예전에는 그렇게 믿었지. 하지만 이제는 아니야. 그 선은 우리의 머릿속에 있어. 미스 힐리 같은 사람들은 항상 그 선이 있다고 우기지. 하지만 선은 없어."-128~9쪽

"넘어가면 벌을 받으니까 선이 있는 거지요." 내가 말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알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네가 남편에게 대들면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겠지. 그건 벌이라는 걸 정당화하는 거야. 그 선은 믿어?"
나는 인상을 쓰며 식탁 위로 시선을 내리깐다. "내가 그런 선을 연구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선은 존재하지 않아. 리로이의 머릿속에만 있지. 흑인과 백인 사이에도 없어. 어떤 사람들이 오래전에 꾸며낸 거지. 백인 쓰레기나 사교 모임 여자들이 그걸 이어받은 거고."-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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