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기둥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5
켄 폴릿 지음, 한기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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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이 대성당 건축 일을 해본 것은 딱 한 번, 엑시터에서였다. 처음에는 그 일을 여느 건축 일과 똑같이 생각했다. 건축 책임자가 톰의 작업에 불합격 판정을 내렸을 때 그는 내심 몹시 화가 났다. 톰은 자신이 일반 석공들보다 훨씬 조심스럽게 작업하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대성당의 벽면은 단순히 훌륭한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대성당이 하느님을 예배하는 장소인데다 규모가 어마어마해, 벽이 조금이라도 기울거나 정확한 표준에서 약간만 벗어나도 건물 전체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기 때문이다. 톰의 분노는 황홀감으로 바뀌었다. 가장 작은 세부에도 가혹하리만치 주의를 쏟아야 한다는 점이 야심찬 대건축물 축조 작업과 결합하는 과정에서, 그는 비로소 자신이 가진 기술의 경이로움에 눈뜨게 되었다. 톰은 엑시터의 건축 책임자로부터 비례의 중요성과 여러 수치의 상징성, 벽면의 정확한 너비와 나선형 층계에 쓰일 계단의 각도를 구하는 마법 같은 공식들을 배웠다. 톰은 이런 세부 문제에 심취했다. 그는 다른 석동들이 이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 놀라웠다. -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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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10-15 0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빨리 <대지의 기둥>을 구매해서 봐야하는데...
너무 보고싶은 책이거든요. ㅎㅎ
잘 지내시죠?

이매지 2010-10-15 13:26   좋아요 0 | URL
네. 전 잘 지내고 있어요 :)
후애님은 어떻게 지내세요~
소식 좀 들려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