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수사에서든 정보는 항상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모래시계 속의 모래가 잘록한 허리 부분을 느리지만 꾸준히 통과하는 것처럼.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모래시계 바닥에 쌓인 모래가 위쪽의 모래보다 더 많아지듯이 정보도 쌓이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위쪽의 모래가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다가, 나중에는 아예 폭포처럼 쏟아지기 시작한다. 지금 메도우스 사건, 은행 사건이 바로 그 지점에 와 있었다. 이번 일이 모두, 흩어져 있던 조각들이 차츰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고 있었다. -35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