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슬라이딩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
도리 힐레스타드 버틀러 지음, 김선희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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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스포츠와 관련한 책을 정리하다가 눈에 띈 책이었는데, 우연히 트위터 이벤트에 당첨돼 읽게 되었다. 2009년 책따세 추천도서로 선정된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로 유명한 저자의 책이니만큼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생각거리를 얻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리뷰를 쓰기 전 도서 정보를 보다보니 이 책 또한 2010년 책따세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던데, 남녀 평등에 대한 문제부터, 열정이나 용기, 올바른 토론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책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어려서부터 야구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나 야구선수로 맹활약을 했던 조엘은 부모님을 따라 아이오와의 작은 시골 마을로 이사간다. 당연히 이곳에서도 야구를 계속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조엘은 야구부에 입단하려고 하지만, 여자는 야구를 할 수 없으니, 대체 경기인 소프트볼을 하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소프트볼과 야구는 별개의 운동이라고 생각한 조엘은 교장 선생님, 교육감 등을 찾아다니며 여자가 야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모두들 규범이 그렇다고 하며 선뜻 조엘의 생각을 따라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에 쉽게 포기하지 않는 조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며 야구를 위한 열정을 불태워가는데...

  여자라는 이유로 야구를 할 수 없다는 예상 밖의 장벽에 당황하는 조엘의 모습을 보며 문득 나의 중고등학교 때의 일이 떠올랐다. 소프트볼 경기를 앞두고 포수로 쭉 연습을 했었는데, 경기를 앞두고 심판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여자는 포수를 할 수 없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다른 포지션으로 옮겨야 했던 적이 있었다. 애초에 포수라는 포지션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여자라서' 포수를 할 수 없다는 얘기에 화가 났었다. 그런 개인적인 사연이 있어서인지 조엘의 이야기를 읽으며 꼭 세상의 편견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으면 하고 나도 모르게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야구'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기본적으로 이 책은 야구나 성차별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모두의 사고를 얽매고 있는 관습(혹은 규범)에 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어떤 근거에서 정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저 예전부터 쭉 그래왔으니까 하는 이유로 유지되는 것들. 주눅들거나 포기하지 않고 그런 폐단에 당당하게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야말로 용기 있는 것임을 이 책은 이야기한다. 자신과 다른 사고방식을 가졌다고 해서 그들을 무시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한발짝 물러나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배울 수 있었다. "관심을 갖는 한, 기적은 언제나 가능하다. 특히 열심히 애쓰고 스스로를 믿을 때 말이다"라는 책 속의 구절처럼 모두가 조엘 같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세상이 조금은 더 희망적으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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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8-08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죠? 다음에 꼭! 뵙고 싶습니다.^^
더위 조심하세요~

이매지 2010-08-08 23:22   좋아요 0 | URL
아, 정말 너무너무너무 아쉽네요.
다음에 꼭 다시 뵐 기회가 닿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