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몽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9년 4월
장바구니담기


현실적인 살인 사건은 대체로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치밀한 계획 아래 벌어지는 게 아냐. 말다툼 끝에 꼭지가 돌아서 죽이고 마는 경우가 태반이지. 살인이란 게 너무도 비정상적인 행동이다 보니 일반인이 실행하려면 광기라든지 충동이라든지 그런 비일상적인 정신 상태가 필요한 것 아닐까? -88쪽

"어느 정도 이상의 전류가 흐르기 시작하면 거기에 따른 저항 발열로 유리 막대기 자체가 계속 열을 내게 돼. 그래서 외부에서 열을 공급하지 않아도 전류는 계속 흘러."
"와! 범죄를 계속 저지르는 인간의 심리하고 똑같네."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어떤 동기가 있어. 그 동기 때문에 화가 나서 범죄를 저지르지. 그런데 한번 저지른 그 범죄 때문에 또 열이 올라 앞뒤 가리지 않고 다음 범죄를 저질러. 악순환의 표본이라고 할까. 불현듯 정신을 차려 보면 최초의 동기 같은 건 어디로 가 버렸는지 흔적도 없다는 거지."
하하하, 유가와는 웃었다.
"그래, 정말 닮았어."
"어디서 스위치를 끊으면 좋을까?"
"스위치를 끊지 않으면 이렇게 되지."
유가와는 유리 막대기를 가리켰다. 빨갛게 달아올라 빛을 내던 유리 막대기는 이윽고 스스로의 열에 녹아 버렸다. 그러자 전구의 불도 꺼졌다.
"마지막에는 자신을 파멸시키고 마는군."-140~1쪽

"내 친구 가운데 추리 소설을 지독히 싫어하는 사람이 있지."
유가와는 해삼을 입 안에 넣으면서 말했다.
"왜 싫어하느냐 하면 범인들이 너무 어리석기 때문이래. 그들은 경찰을 속이려고 교묘한 트릭을 생각해 내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체를 숨기는 일에는 머리를 쓰지 않아. 시체만 완벽하게 처리해 버리면 애당초 사건이 일어났는지조차 모를 테니까 경찰이 수사를 하려 해도 할 수 없을 텐데 말이야."-14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