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쓰코는 불현듯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지금 여기서 총에 맞아 죽는다 해도 누가 꿈쩍이나 할까.
일은 누군가가 대신 맡아 줄 것이다. 어차피 꼭 이쓰코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들뿐이다. 얼마 동안은 동료들도 슬퍼할 테지만, 그것도 얼마나 갈지……. 주목받기 좋아하는 사토미는 피해자의 동료로 언론 취재를 받을 수 있어서 기뻐할지도 모르겠군.
고향에 계신 부모님은 물론 무척 슬퍼하시겠지.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역시 마음이 허했다. 깊은 관계를 맺은 사람이라고는 오직 '부모님'밖에 없는 인생이라니, 그런 건 현지 옵션 없는 패키지 여행이나 마찬가지다. -3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