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 프리즘 - 우리 시대의 교양
고병권.천정환.김동춘.이찬수.오길영.이대근.안수찬.은수미.한윤형.김현진 지음 / 사계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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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물리적 폭력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복종해야 했던 사람들은 오늘 오로지 '하반신의 욕구우월주의'만 살아 꿈틀대는 사회에서 자본의 힘에 자발적으로 복종한다. 그들은 복종하면서도 복종하는지 알지 못한다. 노예는 자신이 노예임을 알아차릴 때 저항을 모색하거나 반란을 꾀하기도 하지만, 노예임을 모를 때는 다만 '편안하게' 죽어 간다. 과거 자본권력은 정치권력 뒤에 숨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자본의 지배 방식 때문이다. 인간의 본성인 자유를 지향하여 일생 동안 시대와 치열하게 마주했던 리영희를 오늘 여기에 다시 불러내야 하는 이유다. -6쪽

리영희를 '사상의 은사', '생각의 스승'이라 부를 수 있다면, 그것은 그가 훌륭한 '정보'나 '견해'를 들려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우리를 '생각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스승이란 우리에게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존재, 우리를 각성케 하는 모든 존재에게 부여될 수 있는 이름이다.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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