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Alice in Wonderland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오랫만에 팀 버튼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즐거움에 개봉하자마자 달려가서 봤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3D로 볼까 2D로 볼까 고민하다가, 그냥 2D로 봤는데 결과적으론 2D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바타>의 경우에는 2D로 보면서 '아, 이 영화 3D로 보면 좀 더 재미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함 때문에 차라리 큰 기대를 않고 2D로 보는 편이 실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찰리와 초콜릿 공장>과 달리 원작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어른이 된 앨리스가 다시 언더랜드에 들어가게 된다는 설정이라, 원작에 얽매일 필요 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원작소설은 모험담에 가까웠다면,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모험담이라기보다는 주변에 휘둘리며 살아왔던 한 여자아이가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결정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어린 시절 언더랜드에 갔던 기억을 그저 꿈이라 여기며 살아왔던 앨리스가 어린 시절부터 알아온 귀족 청년에게 청혼을 받는 날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다는 설정. 어쩌면 그런 설정부터가 언더랜드에 가기 전의 앨리스와 그후의 앨리스가 다를 것임을 뜻했다.언더랜드에서도 앨리스는 끊임없이 '그 앨리스'가 아닌 것 같다는 평가를 받고, 붉은 여왕의 힘을 꺾기 위해 전사가 되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강요를 당한다. 하지만 하얀 여왕의 말처럼 결정은 앨리스의 몫. 어쩌면 앨리스는 붉은 여왕의 독재에서 많은 이들을 구해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결정할 수 있었기에 다시 현실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머리 큰 사람이 대접받을 수 있는 붉은 여왕의 치세나 모자장수의 으쓱촐싹춤처럼 간간이 웃음이 터지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기대가 컸던 탓인지 아쉬움도 컸다. 화려한 색감은 마음에 들었지만, 스토리의 느슨함이 영상을 보완해주지 못한 것 같다. 팀 버튼 영화에서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조니 뎁이나 헬레나 본햄 카터도 이제는 조금 식상한 느낌이 들었다. 상상의 힘,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결단력, 앨리스를 통해 그런 메시지는 얻을 수 있었지만 정말 이게 끝인가 싶어 극장을 나오며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SHIN 2010-03-0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옹, 이게 벌써 DVD가 나왔단 말입니까!
일단 나도 어서 영화를 봐야...;;
한 소녀의 성장영화군요.^^

이매지 2010-03-08 11:38   좋아요 0 | URL
이제 막 개봉했습니다 ㅎㅎㅎ
극장가서 보세요. 3D보다는 2D로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