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2 : 심장에 남는 사람 명의 2
EBS 명의 제작팀 엮음 / 달 / 2010년 2월
품절


진단을 받았다고 포기하지 마십시오. '항해'라는 말로 인생을 비유하기도 하는데. 항해를 하다보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거대한 풍랑을 만나기도 하죠. 병은 말하자면 일종의 거친 풍랑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걸 이겨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등대처럼 그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살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고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70쪽

한순간에도 생사가 갈리는 병원에서 '만약'이라는 말처럼 힘없고 빛바랜 말이 어디 있을까. 아니, 그렇기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환자들에게 얼마나 달콤하고 매력적인가. 그런데 김영훈 교수의 '만약'이란 말은 좀 달랐다. 더 이상 잃어버린 '과거'를 추억하는 것도, 달콤한 '가정'도 아닌,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과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리고 싶은 '의지'를 담은 '미래'의 말처럼 들렸다. -78쪽

착한 사람이어야죠. 그러려면 환자한테 거짓말하지 말아야 할 거구요. 또 환자한테 항상 따뜻하게 대해야죠. 환자들이 '내가 선생님 부인이라면 어떻게 하겠냐, 그렇게 수술하겠냐' 하고 질문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제 가족이라고 생각 안 하면 어떻게 최선의 방법을 찾겠습니까? 당연히 그 환자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찾을 수밖에 없고, 늘 마음을 다해야죠. -161쪽

의사가 가장 위험할 때가 언제냐면 본인이 자만할 때거든요. 나는 농담처럼 이제 우리 과에서 하산할 때가 됐다는 표현을 합니다. 어느 정도 수술이 자신이 있고 다 아무 문제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을 때 자만심이 생기고 사고가 나기도 하거든요. 항상 내가 다 안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의사가 환자보다 단지 열 배 정도의 의학지식을 더 가진 건 맞지만 의사가 우리 몸과 질병에 대해서 100% 알고 있는 건 절대 아니거든요. 의사는 항상 겸손해야 돼요. -206쪽

집도의는 수술장에서 일종의 지휘자와 같은 거야. 자기만 잘한다고 수술이 잘되는 게 아니지. 마취는 잘 되었는지, 환자의 혈압은 괜찮은지, 환부의 상태는 어떤지부터 심지어는 수술장에 들어온 다른 스태프들의 컨디션은 어떤지까지… 수술장의 모든 상황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진정한 집도의지. -217~8쪽

<명의>를 연출하면서 늘 느끼는 거지만 의사가 모든 병을 고쳐주지는 않는다. 완치를 위해서는 환자의 몫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221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SHIN 2010-03-04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이쁘게 말해주는 의사가 많다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안고 '기적'을
만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인간은 건강한 신체도 죽음으로 몰고갈 수 있을 정도의
굉장한 정신력과 힘을 가지고 있어요. 즉, 역으로 이용하면 스스로 병도 치료할 수 있단
말이 되죠. 하지만...어째서 인간은 남이 말해 주기 전까지는 스스로에게 그런 힘이 있단
것을 믿지 않은 걸까요.쯧..

이매지 2010-03-04 18:40   좋아요 0 | URL
건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에 걸렸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이 책을 보면서 느끼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