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치 체포록 - 에도의 명탐정 한시치의 기이한 사건기록부
오카모토 기도 지음, 추지나 옮김 / 책세상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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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에 갔다가 띠지에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물을 쓰기 전에는 반드시 <한시치 체포록>을 읽는다. 책이 망가질 정도로 읽고 또 읽은, '성전 같은 작품'이라는 띠지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와 고른 작품. 그동안 미미 여사의 에도 이야기 아니면 <샤바케> 시리즈 같은 귀여운 에도 이야기 정도를 만날 수 있을 뿐이라 어쩐지 선택의 폭이 좁은 것 같아 아쉬웠는데, 이번에 나온 <한시치 체포록>으로 그런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간다의 오캇피키인 한시치는 누가 보더라도 성실해 보이는 인물로, 가무잡잡한 피부에 오뚝한 코, 광대처럼 표정이 풍부한 눈이 특징이다. 이야기는 K삼촌에게 <오후미의 혼령>에 대한 이야기로 한시치의 활약상을 듣게 된 화자가 훗날 일흔이 넘은 한시치를 만나 그의 옛 이야기를 듣고 기록한 것이다. 작가 스스로 밝히고 있다시피 <셜록 홈스> 시리즈를 읽고 착안을 했기 때문인지 얼핏 보면 왓슨이 셜록 홈스의 활약담을 기록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한시치 체포록>은 어디까지나 노인이 된 한시치가 옛날을 회상해 이야기를 풀어가고, 화자는 철저히 사건 밖에서 그것을 대신 기록하고 있을 뿐이라는 점에서는 달랐다.

  총 12편의 이야기가 수록된 책은 미미 여사의 에도 이야기와 비슷했다. 어쩐지 으스스해지는 괴담도 있었고, 현대의 추리소설 같은 나름의 치밀함을 가진 이야기도 있었다. 에도시대에 일어난 사건들을 다루고 있지만, 우리의 설화와 비슷한 이야기(예를 들어 한을 품은 귀신이 등장하는 것 같은)도 많아서 큰 거부감 없이 읽어갈 수 있었다. 그동안 에도 탐정물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라면 <한시치 체포록> 역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싶다. <한시치 체포록>의 모든 이야기를 번역한 것이 아니라 선집의 형식으로 12편의 엑기스만 골라서 수록해서 그런지 '그 사건 말고 뱀 이야기가 또 있는데…'라는 식으로 만나지 못한 사건들을 슬쩍슬쩍 언급하는 부분이 있어서 한시치이 다른 활약담도 듣고 싶다는 생각에 아쉬웠다.

  중간중간 우키요에가 화보처럼 들어가거나 본문과 어우러져 있어 소설이 아니라 이야기 책을 읽는 듯한 즐거움이 있었다. 다만 옮긴이 주가 괄호 안에 들어가 있었는데, 짧은 경우에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6~7줄이나 되는 긴 경우에는 옮긴이 주를 읽느라 자꾸 책을 읽는 흐름이 끊겼다. 차라리 <항설백물어>처럼 각주처리를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래저래 아쉬움은 있었지만, 새로운 에도 이야기, 그리고 오캇피키 한시치를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덧) p. 202 여자아이를 무사히 나았다는 이야기를→낳았다는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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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10-03-02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겠군요. 나도 나중에 읽어봐야겠습니다.^^
정말이지, 책 읽다가 오타 나오면 왠지 실망스럽더라구요, 저도. -_-

이매지 2010-03-02 23:04   좋아요 0 | URL
독자를 휘어잡는 캐릭터는 아니라 좀 아쉽긴 했는데, 개별 사건 자체는 재미있었어요 ㅎㅎ

요새는 자꾸 책 읽다 오자를 잡아서 문제예요. 끄응.

2010-03-04 2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04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